생명파에 대해
1930년대 후반은 모더니즘에 대한 반동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 30년대 초의 시문학파의 순수서정시 운동과 그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모더니즘 시운동은 다시 반발을 초래하게 되었다. 모더니즘에 의한 도시 문명과 기계주의의 감각적 도식화는 필연적으로 인간주의적인 반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모더니즘에 반발하여 일어난 30년대 후반의 두 흐름은 생명파적인 것과 전원파적인 것을 추구하는 두 경향으로 대별된다. 인간 생명의 원상을 되찾으려는 몸부림 속에 인간 회귀를 주장하는 시적 경향 즉 생명파는 1936년 발간된 <시인부락> 동인들과 유치진에 의해 주로 전개되었다. 서정주의 시는 인간의 원죄적 업고와 숙명성에 대한 저주와 자학을 바탕으로 한 생명의 몸부림을 원색적인 시어로 표현하였다. <화사>를 비롯한 <문둥이> 등 초기작이 대부분 가혹한 운명과 생명에 대한 치열한 도전과 그에 따른 패배와 절망을 노래한 것이다. 이러한 서정주의 시편들은 모더니즘의 기계화와 감각화에 직접적으로 저항하고 반발하여 인간 생명의 체온을 회복하려는 안간힘을 반영한 것이다. 유치환의 시도 험난한 시대를 알몸으로 부딪치며 살아가는 몸부림을 보여주었다. 특히 그의 시는 북만주의 살벌한 풍경을 배경으로 강인한 대결의식과 생명의지를 집중적으로 추구함으로써 생명파라는 한 흐름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서정주와 유치환의 시는 시대적 불행과 운명적 업고를 알몸으로 수용하여 인간적인 문제와 생명적인 연장의 탐구에 주력한 것이다.
카테고리 없음
생명파에 대해
반응형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