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꿈 이야기1 꿈 이야기/조지훈/현대시 - 간결한 정리와 작품감상 꿈 이야기 조지훈 문(門)을 열고 들어가서 보면 그것은 문이 아니었다. 마을이 온통 해바라기 꽃밭이었다. 그 훤출한 줄기마다 맷방석만한 꽃숭어리가 돌고 해바라기 숲 속에선 갑자기 수천 마리의 낮닭이 깃을 치며 울었다. 파아란 바다가 보이는 산 모롱잇길로 꽃 상여가 하나 조용히 흔들리며 가고 있었다. 바다 위엔 작은 배가 한 척 떠 있었다. 오색(五色) 비단으로 돛폭을 달고 뱃머리에는 큰 북이 달려 있었다. 수염 흰 노인이 한 분 그 뱃전에 기대어 피리를 불었다. 꽃상여는 작은 배에 실렸다. 그 배가 떠나자 바다 위에는 갑자기 어둠이 오고 별빛만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문을 닫고 나와서 보면 그것은 문이 아니었다. - (1961.8) * 형식 : 자유시, 서정시 * 운율 : 내재율 * 주제 : 삶과 죽음.. 2016. 6.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