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훈 풀잎단장1 풀잎 단장/조지훈/현대시-간결한 정리와 작품감상 풀잎 단장(斷章) 조지훈 무너진 성터 아래 오랜 세월을 풍설(風雪)에 깎여 온 바위가 있다. 아득히 손짓하며 구름이 떠 가는 언덕에 말없이 올라서서 한 줄기 바람에 조찰히 씻기우는 풀잎을 바라보며 나의 몸가짐도 또한 실오리 같은 바람결에 흔들리노라. 아 우리들 태초의 생명의 아름다운 분신으로 여기 태어나, 고달픈 얼굴을 마주 대고 나직이 웃으며 얘기하노니 때의 흐름이 조용히 물결치는 곳에 그윽이 피어오르는 한떨기 영혼이여 이 시는 조지훈의 첫 시집인 의 표제시이다. 이 작품에서 시인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풀잎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풀잎과 같은 연약한 존재이면서 한편으로 이 넓은 세상 안에 태어나 조그만 바람결에도 흔들리며(번뇌하며) 서로의 얼굴을.. 2016. 6.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