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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자료실/현대시자료실

광야/이육사/현대시- 간결한 정리와 작품감상

by 황소 걸음 2017.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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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야(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광야(曠野): 아득하게 너른 들







*연모:
이성(異性)을 사랑하여 몹시 그리워하는 것 

*광음: 세월







*천고: 영구한 세월
*초인: 보통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


<해설>
   이 시는 이육사의 확고한 역사 의식에 바탕을 둔 현실 극복 의지가 예술성과 탁월하게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자기 극복의 치열성에 바탕을 둔 초인 정신과 투철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하는 지사 의식, 그리고 순환의 역사관에 뿌리를 둔 미래 지향의 역사 의식 등이 종합적으로 나타나 있다.

<핵심 정리>
* 형식 : 자유시, 서정시, 참여시, 저항시
* 운율 : 3음보 2행 형식의 변형
* 어조 : 남성적, 광복의 날을 예언하는 뜨거운 신념의 목소리
주제 : 조국 광복에의 신념과 의지(새 역사 창조의 의지)
성격 : 의지적, 저항적, 참여적, 지사적, 미래 지향적, 상징적
제재 : 광야
표현 : 의인법, 상징법, 대조법
의의 : 일제하의 민족의 비극과 절망을 극복하고 장엄한 민족사의 미래를 실현하고 말겠다 웅혼한 의지의 신념을 표현한 저항시의 걸작.
출전 : 육사시집(1946) 
구성 : 시간의 흐름에 따른 추보식 전개
       1연 - 광야의 원시성
       2연 - 광야의 광막성
       3연 - 역사의 태동  (과거)
       4연 - 현재의 암담한 상황과 그 극복 의지   (현재)
       5연 - 영광스런 미래의 소망  (미래)

<시구 연구>

1) 광야: 인적이 없는 들로, 역사의 현장을 상징하는 말.
2) 하늘: 남성적 이미지로 혼돈에서 질서의 세계를 상징함. ‘천지’의 뜻.
3) 닭: 생물이란 뜻으로 쓰인 말로, 새벽에 닭이 우는 것과 관련하여 날이 밝아온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음.
4) 강물: 문명이나 역사의 발상지가 강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역사나 문명을 상징함.
5) 길: 태동과 개척의 뜻.
6) 눈: 가혹한 역사의 시련 상징
7) 매화 향기: 어려운 시대에 지조를 잃지 않는 애국지사, 조국 광복의 징조, 생명의 의지
8) 백마: 위인이나 귀인이 타는 것으로 해방과 자유의 상징.
9) 초인: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인물로 구세주나 구원자, 또는 위대한 민족 시인의 뜻과 조국 광복을 달성할 위대한 후손의 뜻을 내포.

[ 1연 ]
*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 천지가 개벽하는 태초의 상황, 부정적 설의법  (광야의 원시성과 신성성)
 ⇒ '닭 우는 소리'는 대유법 -사람의 자취, 생명체
                 
[ 2연 ]
*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 의인법, 역동적 심상, 광야의 광활하고 장엄한 모습 형상화

[ 3연 ]
*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 소멸과 생성이 되풀이되는 역사의 지속과 순환의 원리를 표현한 부분이다.
    시간적 개념인 '계절' 을 '피어선 지고' 라는 시각적 이미지로 감각화
*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 신성한 공간인 광야에서 태동한 우리 민적사의 유구한 역사와 문명을 동적 이미지로 표현

[ 4연 ]
*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 시적 자아의 현재 상황을 표현한 것으로 ‘눈’은 암울한 식민지의 현실을 상징
 ⇒ 일제의 압제를 상징하는 '눈'과 조국 광복의 기운이자 온갖 폭압에 맞서 싸우는 절조인 '매화 향기'를 대립시킴.
 ⇒ '아득하니'는 '멀다'의 뜻이 아니라 '그윽하고 은은하다'의 의미
*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 자기 희생적 이미지를 통해 화자의 극복 의지를 보여 주고 있음.
 ⇒ '가난한' 이라는 수식어는 자기 겸손의 표현이기보다는 냉혹한 현실 상황에서 홀로 행하는 행동임을 나타냄
 ⇒ '노래의 씨'는 미래의 싹(조국 광복)을 티우기 위한 오늘의 희생 - <속죄양(贖罪羊) 모티프>
 ⇒ '씨'는 시적 자아의 선구자 의식을 함축한 표현

[ 5연 ]
*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 현실 극복 의지가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발전
*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 초인은 고난 극복과 초월 정신을 가진 ‘선구자’의 모습으로 불행했던 역사를 몰아내고 온갖 질곡과 고통으로부터 민족을 구원하여 찬란한 민족 문화를 꽃 피울 인물 
 ⇒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새 시대의 도래, 즉 광복된 조국을 상징
*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나의 희생으로 얻게 되는 조국 광복의 기쁨의 노래를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겠다는 것, 시적 화자의 예언자적 기품이 돋보임.
 ⇒ 새 역사에 대한 소망이자 조국 광복에 대한 굳은 확신을 통하여 확고한 역사 의식을 제시하고 있다.

<학생 감상문>
  이 시는 육사 시의 면모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광막한 공간과 아득한 시간을 배경으로 빼앗긴 조국을 부르며 ‘백마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는 시적 자아의 모습은,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선구자 의식에 기초한 미래 지향적인 역사 의식을 웅장한 상상력과 남성적 어조로 잘 보여 준다.
  5연은 초인 정신, 예언자적 기품 외에도 세상에 대한 긍정적 의식이 나타나고 있다. 분명 현실은 암담하지만 그 시련이라는 먹구름이 걷히고 빛나는 태양이 오리라는 확신이 있다. 반만년 역사 동안 우리 민족은 다른 민족의 수많은 침임을 받으면서 많은 시련과 수모를 겪었으며, 나라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지기도 하였고, 나라를 아예 빼앗기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그런 극악의 상황에서도 긍정적 의식을 갖고 언젠가는 초인이 도래하여 지금의 암울한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으며, 그 때문에 반도 국가라는 지리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버티어 올 수 있었을 것이다. 90년대 후반에 국제통화기금의 지원을 받는 등 광복 이후 최악의 경제 상황에 이르러 국가가 파산하기 직전에 이르기도 하였으나, 끝내 긍정적 의식을 버리지 않고 금 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불과 3~4년 만에 국제통화기금의 구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이러한 긍정적 의식은 앞으로 민족적 어려움이나 시련에 직면하였을 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머리 속에 가장 새겨 놓아야 할 의식이라 생각한다.

<시인 연구>
- 아래의 성명을 누르세요.

 

        이육사



<참고 사항>

* 속죄양 모티프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서 비롯된  것으로 자신을 희생하여 민족이나 인류를 구원하려는 의식이 구조화된 것.
   (이육사 '광야', 윤동주 '십자가', 윤동주 '간' 등의 시에서 나타남) 

* ‘닭 울음소리’의 상징
  광야의 ‘닭 울음소리’ 외에도 나의 뮤즈의 ‘밤도 시진하고 닭 소래 들릴 때면’, 독백의 ‘닭 소리나 들리면 가랴’처럼 ‘닭 울음소리’가 여러 작품에서 반복되고 있다. 그의 시에 등장하는 ‘닭 울음소리’는 새벽이 오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역사적 암흑 시대의 종말을 상징한다.

*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⑴ 들리지 않았다는 의미
  ‘닭 우는 소리’는 인간의 생활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아 어떤 생명의 기척도 없었다고 풀이
 ⑵ ‘들렸으랴’를 ‘들렸으리라’의 뜻으로 해석
   닭 우는 소리를 어떤 시간의 시작을 알리거나 역사적 암흑 시대의 종말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아 ‘어디에 닭 우는 소리가 들렸으리라’의 뜻으로 해석하기도 함


<생각해 볼 문제>

(1) 이 시에서 다음의 밑줄 그은 말과 그 함축적 의미가 같은 시어를 찾아 쓰라.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답 : 가난한
풀이 : 절대적인 님의 존재 밑에서, 님과의 이별이라는 엄청난 현실 앞에서는 등불은 당장은 약한 것이지만, 그 약한 등불은 끊임없이 타올라 언젠가는 님의 존재를 확실하게 비추어 주는 횃불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가난한' 이라는 수식어는 당장은 보잘 것 없는 행동, 냉혹한 현실 상황에서 어렵게, 홀로 행하는 행동을 뜻하지만 그 희생으로 얻게 되는 조국 광복의 기쁨을 초인으로 하여금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겠다는 미래 지향의 의지까지 발전 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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