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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자료실/현대시자료실

엄마 생각/기형도/현대시-간결한 정리와 작품감상

by 황소 걸음 2016.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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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각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해설>
  이 시는 어린 시절의 엄마에 대한 회상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가난한 어린 시절에 시장에 나간 엄마를 기다리며 찬밥처럼 방에 담겨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는 화자의 모습을 떠올려 보면, 화자의 막막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캄캄해지도록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는 화자의 마음은 무섭고 슬펐을 것이다. '안 오시네', '엄마 안 오시네', '안 들리네'로 바뀌어 가는 화자의 말에는 엄마가 없다는 두려움뿐 아니라 엄마에 대한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그리고 2연에는 어느 새 자라서 성인이 된 지금, 그 때를 생각하는 화자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 때의 두려움은 그리움으로 변하여, 화자의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어린 시절 그 기억이 화자에게 가슴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회상적, 감각적

* 제재 : 어린 시절의 추억

* 어조 : 엄마를 걱정하고 기다리는 애틋한 어조

* 표현 :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통하여 동시적 분위기를 형성하였다.

* 주제 : 장에 간 엄마를 걱정하고 기다리던 어린 시절의 외로움

* 출전 : 「입 속의 검은 잎」(1989) 

 

<시어, 시구 연구>

⊙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 장에 가서 열무를 파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함.

⊙ 해는 시든 지 오래 ⇒ 해가 저물어 어둑해진 상태를 표현하는 말. 엄마가 이고 간 열무가 시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하루종일 장사를 하고 지친 엄마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함.

⊙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 직유법. 누구도 돌보지 않는 춥고 서글픈 화자의 처지를 독특한 비유로 표현하였다.

⊙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 무서움과 무료함을 잊기 위한 행동으로 엄마의 귀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빨리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

⊙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 삶에 지친 어머니의 모습을 표현.

⊙ 금간 창 틈으로 고요한 빗소리 ⇒ 금간 창은 가난과 함께 화자의 심리적 상처를 표현하며, 빗소리는 화자의 외로움을 고조시키는 소재.

⊙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찬밥처럼'과 호응하는 시어로 춥고 외롭고 서러운 처지를 '윗목'이란 시어로 표현.

 

<황소 강의>
  이 시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어머니에 대한 회상과 자신의 불우했던 처지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씌어진 작품이다. 개성적이고 독특한 비유로 인해 어두운 시의 내용에 비해 참신한 표현의 효과를 얻고 있으며,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가서 해가 '시든 지 오래' 되어서야 '배추 잎 같은' 지친 발소리를 내며 돌아오시던 엄마의 고된 삶에 대한 이야기와 엄마가 시장에 가고 나면 '빈 방'에 '찬밥처럼' 홀로 남겨져 '어둡고 무서워' '훌쩍거리던' 어린 시절 화자의 외로움의 기억을 순차적으로 연결하였다. 또한 '지금까지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고 진술하여 유년기의 고통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기억 속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인 연구> - 아래의 성명을 누르세요.

  기형도

 

 

<참고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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