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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자료실/현대소설자료실

눈길/이청준/현대소설-이해와 감상_by황소걸음

by 황소 걸음 2017.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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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 <눈길>

 

<해설>
  이 소설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증오감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 어떤 일로 인해 고향을 방문하게 되고, 고향에서의 특수한 체험을 통해 인간적 화해에 도달하게 되는 귀향형 구조로 된 소설이다. 자수성가했다고 자부하는 '나'와 집안의 불행이나 재앙을 자신의 덕없음과 박복에다 돌리는 어머니, 그리고 화해에 도달하게 되는 매개 인물로서의 '아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편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잠자리에서 노모와 자신의 아내가 나누는 이야기로, 이를 통해 그동안 외면했던 어머니의 사랑을 뒤늦게 깨닫게 되면서 심정적으로 화해하게 되는 주제 의식을 표출시키고 있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순수 소설. 귀향 소설
* 배경 : 시간적 - 눈 내리는 겨울밤

            공간적 - 시골 고향집
* 주제 :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에 대한 깨달음과 인간적 화해

* 제재 : 눈길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표현 : 두 인물의 대비와 화해를 통해 모자간의 정을 확인하고 있다.

* 출전 : <문예중앙>(1977년)
* 구성 : 단순 구성

    발단 - 늙은 노모를 오랜만에 찾아온 '나'
    전개 - 지붕 개량을 은근히 바라는 노모와 이를 외면하는 나
    위기 - 집을 팔 때의 상황과 과거의 이야기를 묻는 아내
    절정, 결말 - 아들을 떠나 보낼 때 노모의 심경, 나와의 갈등 해소

<줄거리>
  모처럼 휴가를 얻은 `나`는 아내와 함께 시골에 계신 노모를 찾아간다. 형의 주벽과 노름으로 잘 살았던 옛날의 집은 남에게 넘어간지 오래고, 노모와 형수, 그리고 조카들만이 조그만 집에 살고 있다. 부모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자수성가했다고 늘 생각해 왔던 `나`는 어머니의 사랑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어머니는 모처럼 도시에서 어머니를 찾아왔던 옛날, 이미 남의 집이 된 그 시골집에서 '나'를 예전처럼 편안하게 하룻밤 쉬어 갈 수 있게 해 주셨던 이야기를 아내에게 말씀하신다. 결국, 노모와 아내가 잠자리에서 나누는 옛 이야기를 통해 '나'는 밤새 차부까지 눈길을 동행하고, 당신 홀로 아침에 힘겹게 집으로 돌아오셨던 어머니의 과거사를 듣게 된다. `나`는 애써 눈물을 참고 외면하려 하지만,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 앞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등장 인물>
→ 나 : 고등학교 시절 집안이 어려웠을 때 부모가 자신에게 물질적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을 떠올려 지붕개량 사업에 돈이 필요하다는 모친의 의사를 무시한다. 자식 노릇을 못한 자신이나 자식 뒷바라지를 못해 준 어머니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가진 이기적 인물이다.
 노모 : 아들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지만 아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다가 결국 며느리의 독촉에 못 이겨 덤덤하게 과거사를 이야기함. 지극하고 순수한 모성애를 지님
 아내 : 이 작품의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시어머니와 남편 사이의 교량 역할을 충실히 하는 인물이다. 모친을 대하는 남편의 태도에 당혹해 한다.

 

<황소 감상>

  「눈길」에 등장하는 ‘나’는 어머니를 피한다. 어머니를 피하는 것에 대한 묘사는 먼저 어머니에 대한 칭호를 들 수 있다. ‘나’는 어머니를 ‘노인’이라고 한다. 이 노인이라는 칭호에는 감정이라곤 전혀 들어 있지 않으며, 한 올의 연대감도 애써 책임지려 하지 않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 ‘나’는 시골에 내려오기 무섭게 서울로 다시 올라가곤 한다. 서울에 특별한 일을 두고 온 것도 아니면서, 서둘러 시골을 떠나려는 그의 심리에는 늙은 어머니에 대한 회피가 있다.

   그렇다면 ‘나’가 어머니를 피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등학교와 대학교와 군영 3년을 치러 내는 동안 노인은 내게 아무 것도 낳아 기르는 사람의 몫을 못 했고, 나는 또 나대로 그 고등학교와 대학과 군영의 의무를 치르고 나와서도 자식놈의 도리는 엄두를 못 냈다. 노인이 내게 베푼 바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럴 처지가 못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형은 ‘나’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제법 되던 전 재산을 술로 날려 버렸다. 뿐만 아니라 형은 조카 셋과 형수, 그리고 어머니 등 장남의 역할을 떠넘기고 죽었다. ‘나’는 당연히 어머니로부터 아무 것도 받지 못하고 어렵사리 자수성가하게 된 것이다. 곧 ‘나’가 어머니를 피하는 이유는 겉으로는 어머니에게 아무런 ‘빚’도 없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나’가 그럴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이다. 어머니를 가난으로부터 구제하기에 ‘나’ 역시 무능력하기 때문이다.

  이들 모자는, 아들은 이처럼 혼자서 어렵게 자신의 생활을 꾸려 왔다고 자부하고, 어머니는 모든 불행과 재앙을 자신의 부덕으로 돌리며 부끄러워한다.

  어머니와 ‘나’의 갈등은 그러나 같이 걸었던 새벽의 눈길의 이야기를 통해 화해를 모색한다. 잊고 있었던, 굳이 잊으려 했던 어머니의 사랑을 ‘나’는 느끼고 눈물을 흘림으로써 갈등은 해소되고 화해로 발전한다. 여기에서 이 작품의 제목이 되는 ‘눈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눈길은 어머니가 묵묵히 자신의 불행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것을 상징하는 길이며,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상징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청준의 「눈길」은 과거의 한 체험의 이야기를 통한 모자간에 화해가 드러나는 귀향형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연구>


   이청준의 생애와 문학세계 바로가기


 

<참고 사항>

 '눈길'의 의미

  작품의 결말 부분에서 모자의 기억 속에 교차되며 회상되고 있는 <눈길>은 작품의 서사적 의미의 핵심이다. 아직 깜깜한 새벽길, 급히 상경하는 자식이 안스러워 자식과 함께 나선 눈길, 그러나 자식이 상경하고 난 뒤 눈물을 흘리며 돌아서는 눈길은, 몰락한 집안의 '어머니'가 겪어온 인고의 생애 전체를 포괄하는 의미를 지닌다.

 

  '빛'의 대조적 의미

  자식이 떠난 뒤에 시린 눈으로 차마 보지 못했던 과거 속의 '아침 햇빛'과 부끄러워서 '나'로 하여금 차마 눈을 뜨지 못하게 하는 '전등 불빛'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향형 소설

  <눈길>은 같은 작품집에 실려 있는 <살아 있는 늪>과 함께 귀향형 소설 구조를 이룬다. 귀향형 소설은 모처럼 고향에 내려간 인물이 특수한 사건을 통하여 인간적 화해나 갈등을 겪고 다시 생활의 터전인 도시로 돌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는 소설을 말한다.

   

 소설 <눈길>에 대한 작가의 언급

  이 작품은 『남도사람』이라는 작품집에 실려 있는데, 연작 소설 「남도사람」 중 한 편인 「서편제」는 영화화되어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1992년 다시 『서편제』라 제목을 바꾼 이 작품집에서, 작가는 후기에 「눈길」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눈길의 이야기는 ‘나’와 ‘노인’에 관한 한 많은 부분이 사실 그대로였고, 그날 새벽 어둠 속에 어머니를 뒤에 남겨두고 버스에 올라타 버린 나는 긴 세월 그날 아침 당신이 날도 덜 밝은 그 추운 눈길을 혼자 어떻게 되돌아가셨는지를 차마 물어보지 못하고 지냈었다. ....... 「눈길」은 그 내용을 노모와 아내와 내가 함께 미리 실연을 한 것에다 내 기록을 보탰을 뿐......

<생각해 볼 문제>
(1) 
   답 :
(2)
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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