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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자료실/현대소설자료실

어둠의 혼/김원일/현대소설-이해와 감상_by황소걸음

by 황소 걸음 2017.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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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 '어둠의 혼' 이해와 감상_by황소걸음

 

<해설>

  1973년 '월간문학'에 발표된 작품으로 분단 문제에 대한 관심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1인칭 주인공 시점의 단편소설이다. 이념적 혼란의 와중에 처한 아버지의 삶을 바라보는 소년의 눈을 통해 이데올로기에 집착하던 당대 지식인들의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 사건을 저녁 한나절의 시간으로 압축하여 현재형 문장으로 서술함으로써 이데올로기의 갈등과 그 비극성을 생생하게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순수소설, 전후소설
* 배경 : 시간적 - 광복 직후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된 시대(1949년경)
            공간적 -  어느 시골
* 주제 : 민족 분단을 가져온 이데올로기의 대립에 대한 비판과 현실 극복의 의지

* 성격 : 회상적

* 특징 : 독백조의 문체를 통한 심리주의적 서술
* 제재 : 남북 분단 이후 이념 대립으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표현 : 현재 시제. 호흡이 급한 문체. 어린 화자를 통한 상황 묘사로 사실성을 부여함

* 출전 : <월간 문학>(1773) 
* 구성 : 
    발단 - 아버지가 잡혔다는 소식을 들음
    전개 - 아버지의 과거 회상과 어머니를 찾아다니는 소년
    위기 - 어머니를 만나게 됨
    절정 - 이모부가 확인시켜 준 아버지의 죽음
    결말 - 아버지의 죽음이 가져다 준 깨달음

    에필로그 - 어른이 된 소년

<줄거리>
  소년 갑해의 아버지는 고학으로 일본 유학을 한 뒤 광복 후 좌익이 된 지식인이다. 야학을 벌여 계몽 사업을 할 때, 아버지는 떳떳하게 마을을 다녔다. 그러나 광복 후, 좌익이 된 아버지는 좌우익이 극렬하게 대립함에 따라 경찰의 추적을 받고 쫓기는 생활을 한다. 아버지는 갑자기 나타났다 금방 사라지는 요술을 부린다.

  아버지가 가족의 생활을 돌보지 못하므로 어머니가 홀로 자식들을 거느리고 생계를 도맡아야 했고 가족들은 매일같이 굶주림에 허덕인다. 경찰의 추적이 집요해지자 아버지는 언제나 깊은 밤중에만 잠시 왔다가 사라지고, 그 때마다 어머니는 경찰서에 끌려가 매를 맞고 돌아온다.

  식량을 구하러 나갔던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자 갑해는 기다리다 못해 어머니를 찾으러 나가려 한다. 바보인 누이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곡을 하며 울고, 동생 분선이는 누이를 달랜다. 갑해는 의젓한 분선이가 보기 좋다. 갑해는 결국 어머니를 찾아 밤길을 나서게 된다.

  갑해는 겨우내 새끼만 꼬는 판돌이네를 기웃거려 본다. 판돌이 어머니인 함안댁은 떡을 만들어 판다. 여기엔 어머니가 있을 것 같지 않다. 어머니가 함안댁에서 꾼 곡식을 갚지 않아서, 둘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갑해는 발길을 돌려 이모집에 간다. 이모네는 크게 술집을 한다. 어머니는 이모 집에 있었다. 갑해는 이모에게서 국밥을 얻어먹고, 어머니는 식량을 가지고 집에 돌아간다. 이모는 지서에 잡힌 아버지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러 가라고 갑해에게 시킨다.

  지서에 가자 이모부가 아버지는 벌써 죽었다며, 아버지 시체가 있는 곳에 갑해를 데려간다. 아버지의 시체를 보고 갑해는 어린 자신에게 큰 수수께끼를 남기고 죽어 버린 아버지의 일생 때문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무언가 깨달은 듯한 느낌을 가진다. 그 느낌은 꼬집어 내어 설명할 수는 없으나, 이를테면 살아가는데 용기를 가져야 하고 어떤 어려움도 슬픔도 이겨 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안개 속 같은 신기한 세상, 내가 알아야 할 수수께끼가 너무 많은 이 세상을 건너갈 때, 나는 이제 집안을 떠맡은 기둥으로서 힘차게 버티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느낌이다.

 

<등장 인물>

- 소년: 좌익 운동을 하던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삶의 자세를 배우는 인물
- 아버지: 고학으로 일본 유학을 한 뒤, 광복 후 좌익 활동을 하는 인물

- 어머니: 남편 때문에 수시로 경찰서에 끌려가 고초를 겪는 여인

- 이모: 어머니의 동생으로 술장사를 함

- 이모부: 갑해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확인시켜 줌

 

<작품 감상>

  이 작품은 어두웠던 민족사(민족 분단)의 한 토막을 조명해 주고 있는 작품이다. 비극적인 동족 상잔의 비참성을 천진한 소년의 시각을 통하여 제시하면서 삶의 과정에 수반되는 고통과 좌절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 또한, 전쟁이 남겨 준 상흔(傷痕)과 그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자세를 어린이의 시각을 통하여 그려냄으로써 분단 문학을 다루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닌다.
  어린 소년의 시선으로 이데올로기의 갈등을 서술한다는 것은 곧 이념의 문제를 가족적인 상황 안에만 국한시켜 다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소설적 장치를 통하여 작가는 이데올로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을 수 있게 되며, 이데올로기 자체에 대한 가치 판단을 유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까, 분단의 비극이 한 순진한 소년 화자의 눈을 통해 묘사되어 있다는 이야기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소년의 시선이기에 사건의 전모가 제한되어 서술될 수도 있으나 역설적으로 전쟁, 좌·우익의 대립이 어린 소년에게 얼마나 큰 비극을 몰고 왔는가를 보여 줌으로써 이데올로기 대립의 참상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하겠다.
  물론, 전쟁의 비극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이데올로기 문제에 대해 정공법적(正攻法的)으로 취급하기 위해서는 '어른의 시각'에서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작자 자신이 이데올로기에 대한 사회 과학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며,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확보되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사회적인 분위기라든가 여러 여건상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에 '소년의 시점'을 이용했는지도 모른다. 하기는 이런 문제는 굳이 여기서 짚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작가의 선택일 뿐이다.
  어쨌든, 이 작품은 어린 소년이 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받아들여야 하는 비극적 상황을 전개함으로써 한국 전쟁이 지닌 비극성을 보여 준다. 한국 전쟁의 비극은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인해 한 민족끼리 벌여야 했던 전쟁이라는 점에 놓여 있으며, 이것은 분단 상황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현실에서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지은이는 어린아이의 시점을 택함으로써 사상적 문제에 대한 언급은 회피한 채, 이데올로기 대립이 야기한 한 가정의 파괴와 한 소년의 정신적 성장 과정을 그림으로써 그 비극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의식의 흐름 수법으로 서술된 소년의 내면 세계는 지나치게 솔직할 정도로 '배고픔'이라는 절대적인 빈곤의 상태에 대한 서술과 '수수께끼'로 압축된 아버지에 대한 의문이 겹쳐지면서 당대 사회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짚어 내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 작품은 가족 관계의 단절과 가난을 초래한 것이 개인의 책임이냐 시대 상황의 책임이냐 하는 물음을 던진다. 작가는 이 물음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고, 소년으로 하여금 그것을 스스로 모색하게 한다. 결말부에 가서 이모부가 소년에게 아버지의 시신을 굳이 보여준 이유도, 전쟁이라는 역사적 혼란의 이유를 묻고 그것으로 인한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 소년에게 남겨진 과제임을 암시하는 것이며, 전쟁 전후의 상황에 대한 단정적 판단을 내리지 않으려는 작가 의식의 소산인 것이다. 아버지의 과거를 회상하며 새삼 두려움에 떠는 소년의 모습은, 삶의 외경을 통하여 고통스러운 현실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    <'서주홍의 문학 속으로'에서>

<작가 연구>
 

   김원일의 생애와 문학세계 바로가기


 

<참고 사항>

 이 작품의 시점의 특징과 효과
  어린 시절과 6·25를 관련시켜 전쟁과 분단의 문제를 표면화하고 있는 이 작품은 1인칭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시점을 취한 것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직접적인 체험의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의도에서이다. 이를 통해서, 이 글에서의 사건이 남의 이야기도 아니고, 꾸며낸 이야기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 겪은 실제의 이야기라는 진실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작품은 1인칭 시점과 어린 시절의 체험을 유연하게 접목시키고 있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전쟁의 체험과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이면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겠지만, 어린아이의 순진한 관점을 통해 아버지와 어른들의 세계를 암시적으로 서술하여 독자들의 상상력을 촉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주홍의 문학 속으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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