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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자료실/현대소설자료실

전황당인보기/정한숙/현대소설-간결한 정리와 줄거리, 작품감상

by 황소 걸음 2016.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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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숙, <전황당인보기(田黃堂印譜記)>

<핵심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성격 : 세태 비판적
* 배경 : 6.25 직후, 서울
*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특징 : 애잔한 정조와 연민의 정서가 두드러짐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문체가 드러남
* 주제 : 배금주의가 만연한 현실에 대한 아쉬움과 옛 것에 대한 그리움
* 출전 : 한국일보(1955)

<등장인물>
- 강명진(호: 수하인) : 성품이 곧고 단아한 인물. 문방사우를 만지며 사는 깨끗한 선비이며 옛것을 보존하고자 하는 심성을 지닌 인물.
- 석운 : 배금 사상에 물든 세속적 인물. 벼슬을 하자 더욱 현실에 눈이 멀게 됨.

<이해와 감상>
  195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 작품은 한 전각가의 생애와 함께 속세에 눈이 먼 사람과 문방사우를 만지며 사는 깨끗한 선비 사이의 갈등과 삶의 애수를 표현하였다. 잊혀져 가는 전통 예술의 고아함을 일깨워 주는 한편, 세속인들이 그러한 고전적 미를 상업적 감각으로 무시하는 현상을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사라져 가는 우정과 전통에 대한 애틋한 향수를 그리고 있는데 이러한 내용이 작가의 문체상 특징인 전아함과 잘 어우러지고 있다. 이 작품은 한편으로는 장인의 모티프를 사용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수하인'은 '선비로서의 면모'와 '장인으로서의 면모'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작가는 '수하인'이 갖추고 있는 선비의 면모를 통해서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지절(志節)과 아취(雅趣)를 드러내고, 장인의 면모를 통해서는 '기예(技藝)의 멋과 일에의 집착, 그 세계만이 지니는 신비성'을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현실의 이익을 좇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정신적 가치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줄거리>
  친구인 석운이 높은 관직에 오르자, 수하인 강명진은 기념이 될만한 정표를 선사하고 싶어하던 중, 우연히 석재 한 방을 발견하고 흥분에 사로잡힌다. 그것은 십오륙 년 전쯤 서화(書畵)를 즐기던 거부(巨富) 이모(李某)가 보여주던 바로 그것이었다. 이 전황석은 값을 따지자면 금값의 열 배가 넘지만 수하인은 친구 석운에게 줄만한 내력 있는 물건을 구했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며 도장을 파기 시작한다. 온갖 정성과 땀으로 완성한 인장(印章) 한 방을 들고 흐뭇해 하며 석운의 집으로 찾아간다.
  석운의 집에는 석운은 없고 그의 아내가 맞이하는데, 석운의 아내는 무슨 골치 아픈 부탁이라도 하려고 찾아온 것으로 넘겨짚어 수하인을 대한다. 석운의 아내는 요즘 가끔 청탁조로 들어오는 뇌물을 받아 축적하는 재미가 한창인 터라, 수하인이 건네는 선물이 그저 하찮기만 한 것이었다. 그래서 남편이 들어오자 수하인이 머리가 돈 것이 아니냐며, 격(格)이 낮다고 험담을 해댄다. 석운 역시 수하인의 인장 선물이 눈에 차지 않았고, 다만 수하인다운 일이라는 생각만을 한다.
  한편, 석운의 친구 오준은 석운을 찾아와 수하인이 가지고 온 인장을 보고 '천지가 변해도 수하인의 격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나누며 인장이 별 쓸모가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오준은 석운에게 결재 도장 하나를 새겨다 줄 것을 약속하고는 그 인장을 들고 나와 도장 가게로 들어가 맡기고는 인장을 파 달라고 한다. 마침 도장 가게 주인이 수하인을 아는 사람이어서 다른 재료로 도장을 파 주고는 대신 수하인의 인장을 사들여 그것을 다시 수하인에게 되돌려 주게 된다.
  다음날 수하인은 오준이 주문한 도장을 자신이 직접 계혈석에 새기면서 전황석에 새기던 때의 솜씨가 아님을 느낀다. 도장방 주인 역시 인면(印面)을 들여다보면서 수하인의 솜씨라기엔 너무 형편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온 수하인은 산홍이를 옆에 앉힌 후 참지 한 권에 천 개나 되는 인장을 연대순으로 찍어 인보(印譜)를 만들었다. 맨 나중에 전황석 한 방을 찍은 뒤, 산홍과 더불어 살아온 인생을 그린 인보를 보면서 처음으로 삶의 보람을 느낀다. 산홍이가 연적의 물을 따라 먹을 갈자, 수하인은 인보의 표지에 [전황당 인보기(田黃堂印譜記)]라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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