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부가(庸婦歌)
<해설>
조선 후기의 서민 의식이 잘 반영된 작자 미상의 가사이다. 제목에 드러나 있듯이 인륜이나 도덕을 전혀 모르는 어리석은 부인의 시집살이에 대한 이야기로서 한 용렬한 부인의 갖가지 부정적 모습들을 비판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정작 여성의 바람직한 행실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려는 교훈성을 지니고 있다. 양반 가사와는 전혀 다른 골계미에 의한 서민적 미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핵심 정리>
* 갈래 : 가사
* 작자 : 미상
* 연대 : 조선 후기
* 성격 : 풍자적, 경세적, 교훈적, 비판적
* 형식 : 3․4조, 4음보 연속체의 가사체
* 구성 : 3단 구성(서사 - 본사 - 결사)
[서사] 용부의 거동 소개
[본사] 용부의 행동 비판
[결사] 행동 개선에 대한 당부
* 제재 : 시집살이
* 주제 : 여자가 지녀야 할 바람직한 태도에 대한 깨우침
* 출전 : 경세설(警世說)
<작품 해석>
[ 1. 서사 : 용부의 거동 소개 ] 흉보기가 싫다마는 저 부인(婦人)의 거동(擧動) 보소
시집간 지 석 달만에 시집살이 심하다고
친정에 편지하여 시집 흉을 잡아 내네
[ 2. 본사 : 용부의 용렬한 행동에 대한 비판 ] 계염할사 시아버니 암상할사 시어미라 마음이 컴컴하고 욕심이 많은. 남을 미워하고 샘을 잘 내는 고자질에 시누의와 엄숙하기 맏동서여
요악(妖惡)한 아우 동서 여우 같은 시앗년에 요사스럽고 간악한. 남편의 첩. 드세도다 남녀 노복(男女奴僕) 들며나며 흠구덕에 하인 남의 허물을 험상궂게 말함. 남편(男便)이나 믿었더니 십벌지목(十伐之木) 되었에라 믿었던 남편도 주위에서 여러 번 말을 하여 결국 시집 식구 편으로 넘어갔음 여기저기 사설이요 구석구석 모양이라 ▶ 용부의 시집 식구 흉보기 시집살이 못 하겠네 간숫병을 기우리며 간수: 소금이 습기를 빨아들여 녹아 나오는 쓰고 짠 물 → .자살하기 위해 간수를 마시려고 간수병을 기울이며 치마 쓰고 내닫기와 보찜 싸고 도망질에 → 자살하기 위해 치마를 뒤집어 쓰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림 오락가락 못 견디어 승(僧)들이나 따라갈가
긴 장죽(長竹)이 벗이 되고 들구경 하여 볼가 담뱃대 문복(問卜)하기 소일(消日)이라 겉으로는 시름이요 점쟁이에게 길흉을 물어 보기. 속으로는 딴 생각에 반분대(半粉黛)로 일을 삼고 엷은 화장 거의 하루를 분칠하기로 보냄. 털 뽑기가 세월이라 시부모가 경계(警戒)하면 잘못되는 일이 일어나지 아니하도록 미리 조심함. 말 한 마디 지지 않고 남편이 걱정하면
뒤받아 맞넉수요 들고 나니 초롱군에 두 편이 서로 엇비슷함. 마주 대꾸하기 집으로 왔다갔다 하는 초립을 쓴 아이(젊은 남자)에게 팔짜나 고쳐 볼까 양반 자랑 모두 하며 개가하여 팔자나 고쳐볼까’의 뜻. 색주가(色酒家)나 하여 볼가 남문 밖 뺑덕어미
천생(天生)이 저러한가 배워서 그러한가 ▶ 용부의 행동 비판 본 데 없이 자라나서 여기저기 무릎맞침 무릎마춤, 대질(對質), 남의 흉을 본인에게 일러바침. 싸홈질로 세월이며 남의 말 말전주와 말을 여기저기 옮기는 것 들며는 음식(飮食) 공논 조상(祖上)은 부지(不知)하고 여럿이 모여서 의논함. 조상의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 불공(佛供)하기 위업(爲業)할 제 무당 소경 푸닥거리 절에 가서 부처에게 제물을 드리며 비는 것.(→ 불교와 미신을 경시하는 유교적 가치관의 반영) 위업할 제 : 일삼을 때 의복(衣服) 가지 다 내주고
남편 모양 볼작시면 삽살개 뒷다리요 삐쩍 마른 형상(→남편의 방탕함) 자식 거동 볼작시면 털 벗은 솔개미라 벌거벗고 다니는 것. 엿장사야 떡장사야 아이 핑계 다 부르고
물레 앞에 선하품과 씨아 앞에 기지개라 흥미없는 일을 할 때 나오는 하품. 목화의 씨를 빼는 기구. 이 집 저 집 이간질과 음담패설(淫談悖說) 일삼는다 상소리와 욕지거리. 모함 잡고 똥 먹이기 세간은 줄어 가고 걱정은 늘어 간다. 남을 모함하여 똥 먹이는 것처럼 낭패를 보게 한다는 말. 치마는 절러 가고 허리퉁은 길어 간다. 짧아 가고. 총 없는 헌 짚신에 어린 자식 들쳐업고 짚신이나 미투리들의 앞쪽의 두 편짝으로 박은 낱낱의 울 혼인 장사(葬思) 집집마다 음식 추심(推尋) 일을 삼고 혼인집과 초상집 음식을 맡겨놓은 것 같이 달라고 조르는 것. 아이 싸움 어른 쌈에 남의 죄에 매 맞히기
까닭없이 성을 내고 이쁜 자식 두다리며
며느리를 쫓았으니 아들은 홀아비라.
딸자식을 다려오니 남의 집은 결딴이라. 시집 간 딸 자식 두 손뼉을 두다리며 방성대곡(放聲大哭) 괴이하다. 목을 놓아 우는 것 무슨 꼴에 생트집에 머리 싸고 드러눕기
간부(姦夫) 달고 달아나기 관비정속(官婢定屬) 몇 번인가. 죄인을 관청의 종으로 편입하는 일. ▶ 용부의 행동 비판
[ 3.결사 : 행동 개선에 대한 당부 ] 무식한 창생(蒼生)들아, 저 거동을 자세 보고
그릇 일을 알았거든 고칠 개(改)자 힘을 쓰소.
옳은 말을 들었거든 행하기를 위업하소. 행하기를 일삼으소 |
<구절 연구>
- 남편이나 믿었더니 십벌지목(十伐之木) 되었에라
‘남편은 그렇지 않겠지 하고 믿었더니,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꼴이 되었구나’의 뜻. 믿었던 남편도 주위에서 여러 번 말을 하여 결국 시집 식구 편으로 넘어갔음을 의미함.
‘자살하기 위해 간수를 마시려고 간수병을 기울이며, 자살하기 위해 치마를 뒤집어 쓰고 높은 곳에서 아래로 뛰어내림’의 뜻. 부인의 용렬한 행동의 하나이다.
- 들고 나니 초롱군에 팔자나 고쳐 볼까
‘집으로 왔다 갔다 하는 초롱군(젊은 남자)에게 개가하여 팔자나 고쳐볼까’의 뜻.
- 남의 말 말전주와 들면은 음식 공론
- 조상은 부지(不知)하고 불공(佛供)하기 위업(爲業)할 제
- 모함(謀陷) 잡고 똥 먹이기
남을 모함하여 똥 먹이는 것처럼 낭패를 보게 한다는 말.
<현대어 풀이>
흉보기도 싫다마는 저 부인의 거동 보소 시집간지 석 달만에 시집살이 심하다고 친정에 편지하며 시집 흉을 잡아내네.
계엄할사 시아버지 암상할사 시어머니 고자질에 시누이와 엄숙하기 맏동서라 요사스런 아우동서 여우같은 시앗년에 드세도다 남녀노복 들며나며 흠잡기에 남편이나 믿었더니 그도 역시 곧이 듣게 되었어라. 여기저기 사설이요 구석구석 모함이라
시집살이 못하겠네 간수병을 기울이고 치마 쓰고 내닫기와 보짐 싸고 도망질에 오락가락 못 견디여 들 구경 하여볼까. 점치기가 소일이라 겉으로는 시름이요 속으로는 딴 생각에 몸치장 일을 삼고 털 뽑기가 세월이라 시부모가 경계하면 말 한마디 지지 않고 남편이 걱정하면 대항하여 맞적수요 남문 밖 뺑덕어미 천성이 저러한가 배워서 그러한가
본 것 없이 자라나서 여기저기 무릎맞춤 싸움질로 세월이며 남의 흉 전갈하기. 들며는 음식공론 조상제사 아니하고 불공하기 일삼을 제 무당소경 푸닥거리. 의복가지 다 내주고 남편모양 볼작시면 삽살개 뒤다리요, 자식거동 볼작시면 벌거벗은 놀개미요. 엿장사야 떡장사야 아이 핑게 다부르고 물레 앞에 선하품과 씨아 앞에 기지개라. 이 집 저 집 이간질과 음담패설 일삼는다. 모함 잡고 똥 먹이기. 세간은 줄어가고 걱정은 늘어간다. 치마는 짧아가고 허리통이 길어간다. 총 없는 헌 짚신에 어린 자식 들쳐업고 혼인장사 집집마다 음식 추심 일을 삼고 아이 싸움 어른 쌈에 남의 죄에 매맞히기 까닭없이 성을 내고 의쁜 자식 두다리며, 며느리를 쫓았으니 아들은 홀아비라. 딸자식을 다려오니 남의 집은 결단이라. 두 손벽을 두다리며 방성대곡 괴이하다 무슨꼴에 생트집에 머리싸고 드러눕기
무식한 창생들아 저 거동을 자세보고 그른일을 알았거든 고칠개자 힘을 쓰소. 오른말을 알았거든 행하기를 위업하소.
<참고 자료>
1. 용부가의 미의식
용부가를 지배하는 미의식은 희극미(골계미)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그 이전 가사(양반 가사)의 미의식과는 전혀 다른 서민적 미의식의 창출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는 대단히 크다.
2. 용부가의 특징
작자 연대 미상의 조선 후기 가사인 이 작품은 용렬한 부인이 시집 살이를 하는 동안 저지르는 갖가지 부정적인 행동을 풍자적으로 노래함으로써 여성의 바람직한 행실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간접적으로 깨우치고자 한 작품이다. 조선 후기의 서민 의식과 산문 정신의 영향이 잘 반영된 이 작품은 내용이 다소 과장되고 속된 표현이 많지만, 사실적인 묘사와 직설적 표현으로 생생한 실감과 토속미를 느끼게 한다. 가사 문학이 양반들에게서 서민들에게 넘어오면서 풍자성을 강하게 띠게 되는데, 이 작품 역시 못난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그 당시 여성들의 비행을 열거하는 대목에서 그러한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이 작품에는 서민적 미의식이라 할 수 있는 희극미, 골계미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조선 후기 가사가 보인 현실적 문제점에 대한 관심 영역의 확대 및 여성 및 평민 작가층의 성장 등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3. 용부가 학습 자료 HWP파일
<용부가 전문>
흉보기가 싫다마는 저 부인(婦人)의 거동(擧動) 보소
시집간 지 석 달만에 시집살이 심하다고
친정에 편지하여 시집 흉을 잡아 내네
계염할사 시아버니 암상할사 시어미라
고자질에 시누의와 엄숙하기 맏동서여
요악(妖惡)한 아우 동서 여우 같은 시앗년에
드세도다 남녀 노복(男女奴僕) 들며나며 흠구덕에
남편(男便)이나 믿었더니 십벌지목(十伐之木) 되었에라
여기저기 사설이요 구석구석 모양이라
시집살이 못 하겠네 간숫병을 기우리며
치마 쓰고 내닫기와 보찜 싸고 도망질에
오락가락 못 견디어 승(僧)들이나 따라갈가
긴 장죽(長竹)이 벗이 되고 들구경 하여 볼가
문복(問卜)하기 소일(消日)이라 겉으로는 시름이요
속으로는 딴 생각에 반분대(半粉黛)로 일을 삼고
털 뽑기가 세월이라 시부모가 경계(警戒)하면
말 한 마디 지지 않고 남편이 걱정하면
뒤받아 맞넉수요 들고 나니 초롱군에
팔짜나 고쳐 볼까 양반 자랑 모두 하며
색주가(色酒家)나 하여 볼가 남문 밖 뺑덕어미
천생(天生)이 저러한가 배워서 그러한가
본 데 없이 자라나서 여기저기 무릎맞침
싸홈질로 세월이며 남의 말 말전주와
들며는 음식(飮食) 공논 조상(祖上)은 부지(不知)하고
불공(佛供)하기 위업(爲業)할 제 무당 소경 푸닥거리
의복(衣服) 가지 다 내주고
남편 모양 볼작시면 삽살개 뒷다리요
자식 거동 볼작시면 털 벗은 솔개미라
엿장사야 떡장사야 아이 핑계 다 부르고
물레 앞에 선하품과 씨아 앞에 기지개라
이 집 저 집 이간질과 음담패설(淫談悖說) 일삼는다
모함 잡고 똥 먹이기 세간은 줄어 가고 걱정은 늘어 간다.
치마는 절러 가고 허리퉁은 길어 간다.
총 없는 헌 짚신에 어린 자식 들쳐업고
혼인 장사(葬思) 집집마다 음식 추심(推尋) 일을 삼고
아이 싸움 어른 쌈에 남의 죄에 매 맞히기
까닭없이 성을 내고 이쁜 자식 두다리며
며느리를 쫓았으니 아들은 홀아비라.
딸자식을 다려오니 남의 집은 결딴이라.
두 손뼉을 두다리며 방성대곡(放聲大哭) 괴이하다.
무슨 꼴에 생트집에 머리 싸고 드러눕기
간부(姦夫) 달고 달아나기 관비정속(官婢定屬) 몇 번인가.
무식한 창생(蒼生)들아, 저 거동을 자세 보고
그릇 일을 알았거든 고칠 개(改)자 힘을 쓰소.
옳은 말을 들었거든 행하기를 위업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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