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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김수영/현대시-이해와 감상_by황소걸음

by 황소 걸음 2017.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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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눈' 이해와 감상_by황소걸음

 

 

       눈


                                 김수영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해설>
  이 시는 '눈'을 소재로 하여 순수한 생명과 불순한 일상성이라는 대립적 관념에 대한 지적(知的)인 추구를 보이는 주지주의(主知主義)적인 시이다. 따라서 이 시의 의미는 매우 암시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에 대한 울분의 토로와 날카로운 비판 정신이 살아 있기도 하다. 특히 일상적 생활의 굴레 속에  드러난 존재성에 대한 자의식(自意識)은 이 시의 현대적  성격을 느끼게 해 주는 요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는 현실의 의미를 단순히 현상(現象)으로만 내면화하지 않고 살아 있는 역사 속에서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즉 소시민적인 자신의 모습을 털어버리고자 하는 의지를 통해 현실을 통찰하려고 한 시인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핵심 정리>
* 형식 : 자유시, 서정시, 참여시
운율 : 내재율, 점층적 시행 배열에 의한 운율
주제 : 정의롭고 순수한 생명력 회복에의 갈망
성격 : 의지적, 주지적, 비판적, 참여적, 상징적
* 어조 : 단호하고 강인한 남성적 어조
제재 : 눈
표현 : ① 문장의 반복, 변형, 첨가에 의한 점층적 진행
            ② 소박한 일상어로 시적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음.
출전 : <문학예술>(1957)
구성 : 제1연 : 순수한 생명적 존재로서의 눈 (기)
            제2연 : 순수한 생명 의식의 회복을 위한 갈망 (승)
            제3연 : 죽음을 초월한 생명으로서의 눈 (전)
            제4연 : 부정적 현실의 극복에 대한 갈망 (결)

<시어, 시구 연구>

⊙ ‘눈’ ⇒ 서정적 자아로 하여금 세상을 향해 기침을 하게 만드는 순수, 정의롭고 순수한 생명
⊙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 순수한 것이 살아 있음을 인식하는 행위, 자신을 포함한 세상의  불순함과 비굴함을 깨닫게 함.
⊙ ‘젊은 시인’ ⇒ 순수한 영혼을 가진 존재
⊙ ‘눈더러 보라고’ ⇒ 순수한 생명을 앞에 두고
⊙ ‘마음 놓고 마음 놓고’ ⇒ 평소에 마음놓고 표현할 수 없었던 괴로움
⊙ ‘기침을 하자’ ⇒ 마음 속에 쌓인 하고 싶은 말들을 가식 없고 결연하게 토해 내자
⊙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 죽음을 초월하여 오로지 순수하고 가치있는 것에 대한 갈망을 가진 이를 위해서
⊙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 ⇒ 부패한 현실로부터 느끼는 고뇌와 울분

 

<황소 감상>

  이 시는 '눈은 살아 있다'는 시구와 '기침을 하자'는 시구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이 두 시구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감상의 초점이 된다. 그런데 그 의미의 단서는 2연에서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라는 말과 3연의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란 말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젊은 시인'은 사물과 세상을 바르게 바라보는 진실된 정신을 의미할 것이며, 이러한 진실된 정신이라면 죽음마저도 두려워 하지 않는 영혼과 육체의 소유자일 것이라는 점이 비로소 이 시의 시적 진실에 가 닿을 수 있도록 한다. 즉, '눈'은 순수한 세계가 되고 '기침'과 '가래'는 젊은 시인이 내뱉어야만 하는 현실의 부정적 불순물이 된다. 소시민적 비겁함에 대해 늘 부끄러워 하던 시인의 세계는 시 '눈'에 이르러 그 모든 부끄러움과 울분을 과감히 토해 내게 되는 것이다.


<시인 연구> - 아래의 성명을 누르세요.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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