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대문학자료실/현대시자료실

거울/이상/현대시-간결한 정리와 작품감상

by 황소 걸음 2016. 6. 10.
반응형

 

거울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 -- 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해설>
  '거울'은 의식의 분열, 자동 기술법 등 초현실주의적 특징을 드러낸 작품이다. 이상은 특이한 관찰력으로 사물의 모습을 대칭적으로 보여 주는 거울의 기능에 착안하여 현대인이 겪는 자아 분열 현상을 형상화한다. 즉, 이 시는 자아가 분열해 가는 과정과 그에  대한 자각을 보여줌으로써 존재의 역설적 의미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핵심 정리>

* 형식 : 자유시, 서정시, 관념시, 초현실주의시
운율 : 내재율
주제 : 현대인의 자아 분열과 그에 대한 갈등
성격 : 주지적, 초현실주의적, 자의식적
제재 : 거울
표현 : 초현실주의 시의 자의식의 세계 표출 방법인 '자동 기술법' 사용
어조 : 독백적 어조(냉소적, 자조적)
구성 : 
   1연 :
거울 속의 밀폐된 세계
   2연 : 의사 소통의 단절
   3연 : 자아 상호간의 단절
   4연 : 거울 때문에 '나'와의 대면이 가능함
   5연 : 자아의 이중화
   6연 : 분열된 두 개의 모순된 자아

<시어 시구 연구>
◎ 거울 : 자아를 비추어주는 물건. 무의식의 세계를 관찰하는 도구.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 '거울'은 밀폐된 자아를 비춰 주는 자의식의 세계를 표상한다. 거울 속이 조용한 세상이라는 것은 거울 밖의 세계가 시끄럽다는 상대적 인식이 청각적 감각을 통해 나타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거울 밖의 세계와 거울 속의 세계가 단절되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내말을못알아듣늗딱한귀
⇒ 거울 속의 나와 거울 밖의 나, 즉 현실 속의 자아와 내면의 자아 사이의 의사 소통의 단절 상황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 거울 속의 세계[무의식의 세계]와 거울 밖의 세계[의식의 세계]가 정반대로 뒤집혀 있다는 뜻이다.
 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
⇒ 자의식에 의해 분열된 자아와의 대립을 표현했다. 즉 악수라는 행위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결국 자아 상호간의 단절, 장 자체의 분열, 자아로부터의 소외를 의미한다.
 만져보지를못하는
⇒ 교류나 접촉이 일체 불가능한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 거울에 대한 화자의 인식이 드러나 있다. 거울은 현실적 자아와 내면적 자아 사이의 장벽이지만 그것이 없다면 현실적 자아는 내면적 자아를 인식할 수 없다. 왜곡된 자아에서 참된 자아를 찾으려는 존재의 역설적 행위를 보여 준다.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 거울 속의 자아는 거울 밖의 자아와는 별도로 언제나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즉 내가 그 존재를 인식하든 인식하지 않든 나의 내면적 자아는 늘 존재한다는 것이다.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또꽤닮았소 /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 주제연이다. 거울 밖의 나와 거울 속의 나는 대립 관계에 있으면서도 유사성이 있음을 확인한다. 그러나 그 확인은 거울 속의 나를 완전히 통제할 수도 없고, 확인할 수도 없음을 나타낸다. 즉 분열된 두 개의 모순된 자아의 모습을 나타낸 주제연이다.

<황소 감상>
(1) 일반적 감상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고 익숙한 사물 중의 하나가 바로 거울일 것이다. 누구나 유년 시절에 거울 속의 세계가 또 다르게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백설 공주 이야기라도 주의 깊게 들어 본 사람이면 마녀가 거울에게 묻는 대화를 통해 거울 속 세계가 가지는 신비로움을 느껴 보았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거울은 그렇게 신비로운 것이다. 거울은 거울 밖의 나와 거울 속의 나를 만나볼 수 있게 해 주는 연결과 접촉의 매개체이면서 악수를 불가능하게 하는 단절과 반접촉의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거울의 모순성이 이 시의 창작의 단서이며 동시에 이해의 단서가 된다. 그것은 결국 심리주의적 해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즉 거울 밖의 세계에 있는 현실 속의 자아와 거울 속의 세계에 있는 또 다른 자아의 분열 현상이다. 그 분열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에 거울이 있으며, 결국 이 시의 '거울'은 윤동주 시에서의 '우물', '호수'처럼 자아의 각성 및 확인을 뜻하는 이미지가 된다.

(2) 학생의 감상
  이 시는 자칫 바쁜 일상 때문에 미처 자신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던 현대인들에게 어떠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시라고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갈 뿐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 시의 저자(이상)도 어느 날 자신을 돌아보고, 또 그 자기 본연의 모습에 당황하게 되고, 그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마음으로 이 시를 썼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또 이 시는 윤동주의 '자화상' 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하지만 '자화상'에서의 윤동주는 일상적 자아와 본질적 자아가 계속 갈등하는 끝에 결국 두 자아가 화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데에 비해 '거울'에서의 시적 화자는 자신의 본연의 자아와 일상적 자아의 차이에 대해서 곤혹을 느끼고 있을 뿐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시는 다소 여운이 남는 시라고 생각한다.

<시인 연구> - 아래의 성명을 누르세요.

 

  이 상

<참고 사항> - 아래의 링크를 누르세요.

   초현실주의란?

<생각해 볼 문제>

(1) 이 시는 왜 행간의 띄어쓰기를 무시하고 있을까?
답 : 문장에 대한 전통적 기법이나 의식, 심지어 인생에 대한 상식적인 질서까지도 거부하는 측면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 이 시에서 '거울 속의 나'와 '거울 밖의 나'의 의미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다면?
답 : 자의식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로 해석 가능하다.

3) 이 시에서 거울의 이중성에 대하여 짧게 표현하여 보자.
답 : 자아와의 단절과 매개의 이중성이라고 볼 수 있다.

4) 제 4연과 5연의 역설에 대하여 설명해 보자.
답 : 제 4연에서는 거울이 가지는 이중적 의미의 역설이, 제 5연에는 부재와 실재의 역설이 나타나 있다.

5) '외로된사업' 이라는 시어에 반영된 화자의 심리적 상태를 생각해 보자.
답 : 자아의 분열 상태라 볼 수 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