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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자료실/현대시자료실

고향/정지용/현대시-간결한 정리와 작품감상

by 황소 걸음 2016.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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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해설]

  고향은 한 개인에게 있어서 삶의 근원을 이루는 원초적 공간이다. 특히 현실에서의 삶이 힘겹고 고통스러울수록 고향에 대한 향수는 더욱 커지는 법이다. 이 시의 시적화자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유도  고향이 현실 속에서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과 대비되는, 가족의 따뜻함과 유년시절의 기억이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적 자아는 막상 되돌아온 고향에서, 꿈속에서 그리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상실감에 젖는다.
 

[핵심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제재 : 고향

* 성격 : 낭만적

            수미쌍관(首尾雙關)

            고향상실을 다룬 작품

* 특징 : 시적 자아의 의식 속에서 자각된 고향 상실감이 변함없는 자연과의 대비를 통해 표현된다.

* 주제 : 고향 상실과 방황의 비애

 
[작품 감상]

   이 시는 변함없는 자연과 인간사의 대비를 통해 고향의 상실감을 간결하고 담담한 어조에 담아낸 작품이다 특히 외적 요인에 의한 고향의 변모 양상보다 시적 자아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고향의 이미지와 현실적 모습의 차이를 문제 삼은 점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형태상으로 보면, 1연과 6연의 수미상관 구조는, '돌아와도/울건만/웃고/돌아와도'의 방임형 어미계열과 '아니려뇨/지니지 않고/아니나고/높푸르구나'의 부정형 어미 계열의 호응구조와 더불어 이 시의 기본적 구조를 이룬다. 이러한 구조상의 특성으로 인해 고향의 상실감이 자연과의 대비 속에 더욱 선명하게 부각되어 있다.

 

[작가 소개] - 아래의 성명을 누르세요.

 

  정지용

 

[심화 학습]

 

   백석의 시 '고향'의 이미지와 정지용의 '고향'의 이미지를 비교해 보자

 

 

     고향(백석)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平安道) 정주(定州)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氏)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씨(氏)를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莫逆之間)이라며 수염을 쓸는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즈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 백석의 시 '고향'에서, 시적 자아는 낯선 타향에서의 힘든 삶에서 병을 얻어 의원을 찾는다. 우연히 의원으로부터 고향이 어디냐는 물음을 받고 , 시적 자아는 자신의 부친과 의원의 부친이 막역한 친구임을 확인한다. 낯선 타향에서 외로운 신세에 놓여 있던 시적 자아는 그 순간 잊고 있던 고향을 떠올린다. 순간 고향은 자신의 출생지이며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이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적 삶의 유대로 묶인 상징적인 공간으로 확대된다.

  한편 정지용의 시 '고향'에서, 고향은 시적 자아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관념적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 곳은 현실적 공간으로서의 고향과 대비되면서 시적 자아의 의식 속에서 상실되기에 이른다. 이 순간 현실 속의 힘든 삶을 극복하는 계기로서 시적 자아의 현재와 과거를 이어 주던 관념적 공간으로서의 고향은, 현실과의 단절을 겪고 기억 속의 공간으로 후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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