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김지하
저 청청한 하늘
저 흰 구름 저 눈부신 산맥
왜 날 울리나
날으는 새여
묶인 이 가슴
밤새워 물어뜯어도
닿지 않는 밑바닥 마지막 살의 그리움이여
피만이 흐르네
더운 여름날의 썩은 피
땅을 기는 육신이 너를 우러러
낮이면 낮 그여 한번은
울 줄 아는 이 서러운 눈도 아예
시뻘건 몸뚱어리 몸부림 함께
함께 답새라
아 끝없이 새하얀 사슬 소리여 새여
죽어 너 되는 날의 길고 아득함이여
낮이 밝을수록 침침해가는
넋 속의 저 짧은
여위어가는 저 짧은 볕발을 스쳐
떠나가는 새
청청한 하늘 끝
푸르른 저 산맥 너머 떠나가는 새
왜 날 울리나
덧없는 가없는 저 구름
아아 묶인 이 가슴
<어휘 및 시구>
- 새 : 시적화자의 선망의 대상. 자유.
- '청청한 하늘', '흰 구름', '눈부신 산맥', '날으는 새' : 화자의 처지와 대조되는 사물
- 묶인 이 가슴 : 화자의 상황 암시
- 밤새워 물어뜯어도 : 자유에 대한 갈망의 행동
- 마지막 살의 그리움 : 자유에 대한 그리움
- 더운 여름날의 썩은 피 : 독재 정권하의 구속과 희생
- 땅을 기는 육신 : 구속의 고통을 당하는 화자 자신의 모습
- 그여 : 그예. 마지막에 가서는 기어이
- 너 : 새, 의인법
- 함께 답새라 : 함께 없애버리고 싶구나 (북한말)
- 낮이 밝을수록 침침해가는 : 역설적 표현
- 여위어 가는 저 짧은 볕발 : 사라져 가는 자유에 대한 희망
- 청청한 하늘 끝, 푸르른 저 산맥 : 화자가 지향하는 세상
- 가없는 : 끝없는
- 덧없는 가없는 저 구름 : 자유로운 모습, 화자와 대조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참여시
* 성격 : 참여적, 비판적, 고발적
* 어조 : 영탄적 어조
* 제재 : 새
* 주제 : 억압적 현실에의 절망과 자유에의 갈망
* 특징 :
① 1연과 5연의 수미상관적 구성.
② 선명한 이미지의 대조를 통한 주제 강조. [푸름(자유, 생명) ↔ 붉음(억압, 고통, 죽음)]
* 구성 :
- 1연 : 자유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억압당한 화자의 모습
- 2연 : 자유에 대한 그리움과 화자의 무기력함
- 3연 : 억압적 현실 상황에 대한 절망
- 4연 : 화자의 의식 속에서 멀어져가는 새의 모습
- 5연 : 멀리 떠나가는 새를 보며 절망하는 화자의 모습.
* 출전 : <타는 목마름으로>(1982)
<작가 연구>- 아래의 성명을 누르세요.
<감상>
이 작품은 김지하 시인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감되었을 때 쓴 시다. 이 시에서는 더운 여름날 감옥 창살 밖 푸른 하늘 흰 구름 사이로 날아가는 새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시인이 느껴야 했던 육체적 괴로움과 암울한 심리가 가슴 아프게 잘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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