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1] 하늘에 깔아 논
새는 울어 ---- 포수는 한덩이 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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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새'라는 연작시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 생명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인간의 인위성과 파괴성에 대립시켜 문명 비판적 주제를 제시한 작품이다.
<핵심 정리>
* 형식 : 자유시, 서정시
* 운율 : 내재율
* 주제 : 인간의 비정함에 대한 자연의 순수성, 순수 가치의 옹호와 추구
* 성격 : 주지적, 문명 비판적, 시각적
* 제재 : 새.(의도와 가식이 없는 순수의 표상)
* 표현법 : 이미지를 선명하게 형상화 - (1)에서는 이미지스트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 주고, (3)에서는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로 지적인 면을 보여 준다.
* 의의 : 박남수의 대표작이며 인간 문명에 대한 비판과 현대인의 물질문명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
* 대립적 시어 : 새-포수, 노래한다 - 겨냥하지만, 부리 - 납, 순수 - 상한 새
* 출전 : [신태양](1959.3)
* 구성 : [1] -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2] - 의미를 붙이거나 가식하지 않는 사랑
[3] - 삶의 순수성 파괴-인간의 비정함
<시구 연구>
1) 새 : 의도나 가식없는 자연 그대로의 순수 상징
2) 바람의 여울터 : 바람이 거세게 불어 지나가는 곳
3) 죽지 : 새의 날개가 몸에 붙은 부분
4)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 노래를 의식해서 일부러 지어 내지 않고5) 교태 : 요염한 자태
6) 가식 : 말이나 행동을 속마음과는 달리 거짓으로 꾸밈.
8) 한 덩이 납 : 인간의 비정함, 인간의 잔혹성, 기계문명, 물질문명 상징
(견고함, 냉정함, 차가움과 비생명성, 비순수성의 이미지)
9) 그 순수를 겨냥하지만, : 순수한 가치에 대한 추구
10)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 : 인간이 손에 넣은 파괴된 순수, 실체가 사라진 순수
<작품 해설>
주지주의 계열의 시로서 시의 언어를 통해 철학적인 사색이나 인식의 결과를 제시하려는 경향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 시에서 그리고 있는 새는 자연물로서의 새가 아니라 새로 유추된 순수의 세계와 그것이 어떻게 생성되며 지켜질 것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대상이다.
새는 그저 울고 싶어 우는 것일 뿐 무슨 특별한 뜻을 염두에 두고 울지 않으며, 마음 속으로부터 우러나 체온을 나눌 뿐이지 억지로 사랑을 꾸미지도 않는다. 시인은 그것을 '순수'라고 명명한다. 그러나 그 순수를 의도적으로 겨냥할 때, 그것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순수는 사라져 버리고 남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 즉 순수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스럽지 않고, 의도된 모든 것은 비순수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고 하겠다. 여기서 우리는 순수를 지향하는 시인의 인생관과 시작 태도를 엿볼 수 있으며, 인간의 비정함이 삶의 순수성을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 시를 통해 시인은 인간이 순수라고 느끼는 자연물이나 상황이나 감각 등은 의도적으로 가공하려 하거나 강제로 가지려 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상태를 더욱 자연스럽도록 풀어놓는 해방의 과정에서 획득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박남수 시인은 이러한 순수에의 지향과 동경을 시 창작에 끌어들인 몇 안 되는 시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의미를 배제한 언어와 언어의 엄밀한 결합으로써 예술적인 순수 상태를 구축하여 그 자신의 절대 순수정신을 구현하려 한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현대시의 한 새로운 방향으로서 충분한 의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감상>
[1]에서는 '새'를 통해 표상되는 절대적 순수, 이데아적 가치로서의 순수를 보여주고 있다. 새는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공간 속에서 노래인 줄도 모르고 노래하고, 사랑인 줄도 모르고 부리를 서로 죽지에 파묻고 체온을 나누어 가지는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2]에서는 [1]에서 서술로서 보여준 새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다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에서 시인이 인위적인 가치와 세계를 부정하고 순수의 가치를 추구하고 싶어하는 가치관,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시적 세계와 연관시켜 볼 때에는 일체의 의미가 배제된 순수한 언어에 의해서만 시작이 가능하며 그것이 최선의 시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추리할 수 있다.
[3]에서는 '포수'로 대유되는 인간을 등장시켜 [1]과 [2]에서 순수의 실체로 제시했던 새를 파괴하는 모습을 서술하여 인간의 욕망에 의해 파괴되는 순수함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3]에서는 시인의 문명 비판적 태도를 엿볼 수 있다. 한편, [1]과 [2]에서 순수를 예찬하는 모습을 보여 준 시인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면 '시인=포수' 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이 시는 문명 비판적 경향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시인 자신의 내면 세계를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인=포수'라는 등식을 성립시킨다면, [3]에서는 [1]과 [2]에서 보여준 순수에 대한 예찬과 거기에서 미루어 알 수 있는 순수에 대한 추구조차도 순수의 본질을 파괴한다는 생각, 또는 그렇기 때문에 시인으로서 절대적 순수에 도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생각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시인 연구> - 아래의 성명을 누르세요.
<참고 사항>
- 박남수의 '새'와 '성북동 비둘기'의 비교
1) 공통적인 의미
① 문명비판적 시각: 자연 파괴에 대한 자각, 문명의 한계에 대한 인식
박남수의 새 - 인위적인 문명에 대한 비판
성북동 비둘기 - 자연을 파괴하는 문명에 대한 비판
② 새가 궁극적으로 의미하는 것: 둘다 자연을 의미
③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공통적으로 사용한 방법: 대조
④ 시적 자아에게 있어서의 의미: 간직해야 할 고귀한 가치를 지닌 대상
박남수의 새 - 순수
성북동비둘기 - 사랑과 평화
2) 차이점
박남수의 새: '포수'로 설정된 인간과 처음부터 대립의 관계에 있음
성북동 비둘기: '비둘기'는 본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던 사랑과 평화의 새로 나중에 인간에 의해 그 관계가 깨어짐.
- 문명 비판적인 시 : 김종길의 '성탄제', 박남수의 '새', 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
<생각해 볼 문제>
(1)'포수'를 각각 '인간'과 '시인 자신'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3]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답 : 포수를 인간을 대유하는 것으로 볼 때에는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으로 인해 순수가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말함으로써 인간 문명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시인 자신으로 보았을 때에는 순수를 추구해 왔던 자신의 시세계가 쉽게 순수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와 안타까움 정도가 드러날 것이다.
(2) [2]의 내용을 현실 생활의 관점에서 보아 비판할 수 있을까?
답 : 2에서 새가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로 사랑을 가식하지 않는다' 라고 했는데, '울다'와 '짓다'를 시인은 가식적이고 인위적인 것으로 보았다. 이것은 1의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하는 노래',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하는 사랑의 행동'과 대비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의 내용을 생각하지 않고 [2]만을 생각해 볼 때, 시어의 뜻을 잘못 이해한다면 표현하지 않는 생각과 사랑을 예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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