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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자료실/고전시가

매화사/안민영/연시조-간결한 정리와 작품 감상

by 황소 걸음 2017.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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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영 "매화사"

 

[해설]

  이 연시조는 매화사 또는 영매가(咏梅歌)로 불리는데 가객(歌客) 안민영이 55세 때 지은 것으로 모두 8수로 되어 있다. 지은이가 1870(고종 7) 그의 스승 박효관의 운애산방(運崖山房)에서 기생과 더불어 놀 때, 마침 박효관이 가꾼 매화가 피어 향기가 방 안을 진동하므로 이에 이 노래를 지었다고 한다. 사군자(四君子) 가운데 하나인 매화는 지조 높은 선비의 기풍을 상징하는 꽃으로, 작가는 매화를 통해 선비의 기풍을 상징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핵심 정리]

* 갈래 : 연시조(8). 평시조

* 분류 : 영매가(詠梅歌)

* 표현 : 의인법. 영탄법. 설의법

* 제재 : 매화

* 주제 : 매화의 예찬

* 출전 : <금옥총부(金玉叢部)>

* 지은이 : 안민영(安玟英, 1816-?) 조선 고종 때의 가인(歌人). 호는 주옹(周翁). 박효관의 문하에서 배웠으며, 박효관과 함께 <가곡원류>(1876)를 엮었다. 시조집 <금옥총부(金玉叢部)>, 저서로 <주옹만록(周翁漫錄)>이 있다.

 

<1>

 매영(梅影)이 부드친 창()예 옥인금차(玉人金)비겨슨져

 이삼백발옹(二三白髮翁)은 거문고와 노래로다

 이윽고 잔()드러 권()하랄 제 달이 또한 오르더라

 

[말뜻]

- 매영 : 매화나무 그림자

- 옥인금차 : 어여쁜 여인의 금비녀

- 비겨슨져 : 비껴 섰구나

- 백발옹 : 백발노인

 

[현대어 풀이]

 매화 그림자 비친 창에 어여쁜 여인의 모습이 비치는데

 두어 명의 노인은 거문고 뜯으며 노래하도다.

 이윽고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할 때 달이 또한 솟아오르더라.

 

<제2>

 

 어리고 셩근 가지(柯枝) 너를 밋지 아녓더니

 눈 기약(期約)()히 직혀 두세 송이 퓌엿고나

 촉() 잡고 갓가이 사랑헐 졔 암향(暗香)좃차 부동(浮動)터라

 

 

[말뜻]

- 어리고 성근 가지 : 매화(梅花)

- 어리고 : 가지가 연약하고 튼튼하지 못하고

- 성긘 : 사이가 뜬. 엉성한

- 아녓더니 : 않았더니

- 눈 기약(期約) : 눈이 오면 꽃을 피우겠다는 약속

- : 촛불

- 암향부동(暗香浮動) : 은근한 향기가 떠돌아 다님. ‘암향(暗香)’은 매화 향기를 뜻함

 

[현대어 풀이]

 연약하고 엉성한 가지이기에 어찌 꽃을 피울까 하고 믿지 아니하였더니,

 눈 올 때 피겠다고 하던 약속을 능히 지켜 두세 송이가 피었구나.

 촛불 잡고 너를 가까이 감상할 때 그윽한 향기는 방안을 떠도는구나

 

<3>

 빙자옥질(氷姿玉質)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히 향기(香氣) 노아 황혼월(黃昏月)을 기약(期約)하니

 아마도 아치고절(雅致高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말뜻]

- 빙자옥질(氷姿玉質) : 얼음이나 옥처럼 맑고 고운 자질

- 향기(香氣) 노아 : 향기를 풍겨

- 황혼월(黃昏月) : 황혼에 뜨는 달

- 아치고절(雅致高節) : 아담한 풍치와 높은 절개

 

[현대어 풀이]

얼음같이 맑고 깨끗한 모습과 구슬처럼 아름다운 바탕이여, 눈 속에 피어난 바로 너로구나.

가만히 향기를 풍기며 저녁에 뜨는 달을 기다리니,

아마도 아담한 풍치와 높은 절개를 보여 주는 것은 너뿐인가 하노라.

 

<4>

 눈으로 기약(期約)터니 네 과연(果然)퓌엿고나

 황혼(黃昏)에 달이 오니 그림자도 성긔거다

 청향(淸香)이 잔()에 떳스니 취()코 놀녀 허노라

 

[말뜻]

- 성긔거다 : 성기었다

- 청향 : 맑은 향기

- 이시니 : 있으니

 

[현대어 풀이]

 눈 올 때쯤 피우겠다니 너 과연 피었구나.

 황혼에 달이 뜨니 그림자도 듬성하구나.

 매화, 너의 맑은 향이 술잔에 어리었으니 취해 놀고자 하노라

 

<5>

 황혼의 돗는 달이 너와 긔약(期約) 두엇더냐

 합리(閤裏)에 자든 꼿치 향긔(香氣) 노아 맛는고야

 내 엇디 매월(梅月)이 벗되는 줄 몰낫던고 하노라

 

[말뜻]

- 합리 : 침실 안

- 매월 : 매화와 달

 

[현대어 풀이]

 황혼에 뜬 달은 미리 너와 만날 기약을 하였더냐?

 화분 속에 잠든 꽃이 향기를 풍기며 맞이하는구나.

 내 어찌 달과 매화가 벗인 줄 몰랐던고 하노라

 

<6>

 바람이 눈을 모라 산창(山窓)에 부딋치니

 챤 기운(氣運) 새여드러 쟈는 매화(梅花)를 침노(侵擄)허니

 아무리 어루려허인들 봄 뜻이야 아슬소냐

 

[말뜻]

- 산창 : 산가(山家)의 창

- 침노(侵擄): 쳐들어간다. 괴롭힌다

- 얼우려 인들 : 얼게 하려고 한들

 

[현대어 풀이]

 바람이 눈을 몰아 창문에 부딪치니

 찬 기운이 방으로 새어 들어와 잠들어 있는 매화를 건드린다.

 아무리 얼게 하려 한들 매화의 봄뜻을 빼앗을 수가 있을 것인가?

 

<7>

 져 건너 나부산(羅浮山) 눈속에 검어 웃뚝 울통불통 광대등걸아

 네 무삼 힘으로 가지(柯枝) 돗쳐 곳조차 져리 퓌엿는다

 아모리 석은 배 반()만 남앗실만졍 봄 뜻즐 어이 하리오

 

[말뜻]

- 나부산 : 중국 광동성에 있는 산. 매화의 명소

- 광대 등걸 : 광대같이 험상궂게 생긴 매화나무 등걸(밑둥)

- 곳조차 : 꽃마저

- 피였는다 : 피었느냐

- 석은배 : 썩은 나무 밑둥. 매화 고목의 밑둥

 

[현대어 풀이]

 저 건너 나부산 눈 속에 거무튀튀 울퉁불퉁 광대등걸아,

 너는 무슨 힘으로 가지를 돋쳐서 꽃조차 저처럼 피웠는가?

 아무리 썩은 배가 반만 남았을망정 봄 기운을 어찌하리오.

 

<8>

 동각(東閣)에 숨은 꼿치 척촉인가 두견화(杜鵑花)인가

 건곤(乾坤)이 눈이여늘 제 엇디 감()히 퓌리

 알괘라 백설양춘(白雪陽春)은 매화(梅花)밧게 뉘 이시라

 

[말뜻]

- 동각 : 동쪽에 있는 누각

- 척촉 : 철쭉

- 두견화 : 진달래꽃

- 건곤 : 온 천지

- 알괘라 : 알겠도다

- 백설양춘 : 겨울인데도 봄빛을 보이는 것

 

[현대어 풀이]

 동쪽 화분에 숨은 꽃이 철쭉꽃인가 진달래꽃인가?

 온 세상이 눈에 덮여 있는데 어찌 감히 필 것인가?

 알겠구나, 백설 속에서도 봄인 양하는 것은 매화밖에 또 누가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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