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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자료실/고전시가

정읍사/미상/고려가요-이해와 감상_by황소걸음

by 황소 걸음 2017.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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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사(井邑詞)


출전 : 악학궤범 권5, 무고(舞鼓)

 

     <현대어 해석> 

 

 달님이시어, 높이높이 오르시어
 멀리멀리 비추어주십시오.

 

 저자 거리를 다니고 계신가요.
 진 곳을 디딜까 두렵습니다.

 

 아무 곳이든 (짐을) 놓으십시오.
 그대 가는 곳이 저물까 두렵습니다.


  정주현의 어느 행상인의 아내가 남편이 무사히 귀가하기를 바라며 읊은 망부가로 현재 전하는 유일한 백제 가요이다. 한글로 전하는 가장 오래된 노래로써, 국문학사상 의의가 높다.

 

<작품 개요>
* 형식 : 전연시(全聯詩), 여음구를 제외하면 3장 6구
* 연대 : 미상(백제 때로 추정)
* 성격 : 서정적, 기원적, 민요적, 직서적 (진달래꽃-감정의 절제와 대조됨), 망부가
* 주제 : 행상 나간 남편의 안전을 기원함.
* 표현 : 의인법, 돈호법
* 지은이 : 어느 행상인의 아내
* 구성 : 1행-4행 : 달의 광명 기원
           5행-7행 : 남편의 안위 걱정
           8행-12행 : 남편의 무사 귀환 기원
* 의의 : ① 현전하는 유일한 백제 가요.
           ② 국문으로 표기된 가장 오래된 노래.
           ③ 시조 형식의 원형을 지닌 노래

 

<어구 연구>

 - 달 : 소망과 기원의 대상. 천지신명. 광명의 이미지.

 - 달하 : 달이시어. '하'는 지칭하여 부르는 말 뒤에 사용되는 호격조사.
 - 노피곰 : 높이높이. '곰'은 강세 접미사로 강조의 의미.

 - 도다샤 : 돋으시어

 - 어긔야 : 아아. 감탄사.

 - 머리곰 : 멀리멀리. '곰'은 강세 접미사.

 - 어긔야 어강됴리 : 후렴구. 북소리 등을 흉내낸 조흥구.

 - 아으 다롱디리 : 후렴구

 - 져재 : 시장에. 남편의 신분이 행상인임을 알 수 있다.

 - 녀르신고요 : 가고 계신가요. '녀다'는 '가다(行)'의 의미임.

 - 즌대 : 진 곳. 땅이 축축한 곳. 남편에게 위해를 가하는 대상.

 - 드대욜셰라 : 디딜까 두렵습니다. 'ㄹ셰라'는 의구형 어미.

 - 어느이다 : 어느 곳이든

 - 노코시라 : (짐을) 놓으십시오.

 - 내 가논데 : 내(아내)가 가는 곳(인생길).

 - 졈그랄셰라 : 저물까 두렵습니다.

 

- 달의 이미지
  '달'은 우리의 소원 성취를 기원하던 전통적인 달이기도 하고, 좀 더 인상 깊은 함축을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달이 아니라 남편의 안전을 빌고 있는 아내의 따뜻한 애정이 서려 있는 달이다. 이러한 달이기에 그것은 남편의 귀가길과 아내의 마중길, 나아가 그들의 인생 행로의 어둠을 물리치는 광명과 천지신명의 상징일 수 있다. 즉 '달'은 암흑을 나타내는 '즌 데'와 대칭 구조를 이루며, 그 극적인 전환으로 해서 이 노래에서 '달'의 이미지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나아가 달은 3연에 이르러서 "(무거운 짐을) 어느 곳에나 놓으십시오"라는 말을 통해 남편에 대한 아내의 믿음에까지 그 이미지를 확장하고 있다.
 

<배경설화> 

  정읍은 전주의 속현이다. 이 고을 사람이 행상을 나가서 오래 되어도 돌아오지 않으니, 그 아내가 산 위에 있는 돌에 올라가서 남편 간 곳을 바라보며 남편이 밤길을 가다 해를 입을까 두려워하여 진흙물의 더러움에 부쳐서 이 노래를 불렀다. 세상에 전하기는 고개에 올라가 남편을 바라본 돌[망부석]이 있다고 한다.     (고려사)

 

<참고 자료>

1. 박제상 설화와의 관련

  신라 눌지왕 때 일본으로 왕의 동생 미사흔을 데리러 간 박제상이 왕자를 구출했지만 자신은 돌아오지 못했는데, 그의 아내가 자녀를 데리고 치술령에 올라가 일본을 바라보며 기다리다가 돌이 되었다. 뒤에 사람들이 그 여인을 치술령 신모(神母)로 모시고, 이를 소재로 지은 노래가 '치술령곡'이다.


2. 정읍사에 대한 다양한 견해
  * 행상나간 남편을 걱정하는 아내의 순박한 정서를 달에 의탁하여 노래한 것(양주동, 이병기)
  * 여성의 육체를 노래한 남녀 상열의 음란한 노래(지헌영)
  * 행상 나간 남편이 혹시 화류계에 빠지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아내의 심경을 표현한 노래(박병채, 박의의)
   * 남편의 야행침해(夜行侵害)를 걱정하는 불안의식을 상징적으로 토로하는 정절의 미덕을 노래한 것(최정여)
  * 한편, {중중실록}에 의하면, 이 노래는 [동동(動動)]과 함께 중종 때 조신들에 의해 남녀간의 음사(淫詞)라 하여 궁중 음악에서 폐기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3. 다른 작품과의 관련
  이 노래는 삼국속악(三國俗樂)의 하나로 전승되어 고려와 조선을 통하여 무고(舞鼓)와 함께 불리어졌고, 특히 조선에 와서는 궁중에서 연주되어 [악학궤범]에 채록되었다. 전통적 여인상으로서의 서정적 자아가 등장하는 것으로 고려 속요 '가시리', 황진이의 시조, 김소월의 '진달래꽃'에 이어진다. 또 달과의 관련에서는 향가 '원왕생가'도 이와 관련이 있다. 한편 박제상 설화와 관련하여, 이를 소재로 지은 노래가 '치술령곡'이다.

 

<EBS 조아란 선생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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