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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자료실/현대시자료실

바다와 나비/김기림/현대시 - 간결한 정리와 작품감상

by 황소 걸음 2016.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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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와 나비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 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

 

 

<해설>
  이 시는 1920년대 낭만주의의 병적 감상성과 경향파의 정치적 관념을 부정한 이른바 모더니즘 운동의 대표작이다. 김기림의 초기 시('기상도')에서 자주 보이던 낯선 외래어의 사용이나 경박함이 배제되고, 선명한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다. 연약한 나비와 광활한 바다와의 대비를 통해 '근대'라는 엄청난 위력 앞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던 1930년대 후반 한국 모더니스트의 자화상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핵심 정리>

* 형식 : 자유시, 서정시
* 운율 : 내재율
* 주제 :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좌절감
* 성격 : 감각적, 상징적
* 제재 : 바다와 나비
* 표현 : 
* 특징 :
① 서글픔과 애처로움이 뒤섞인 관조적 미의식
             ② 바다, 청무우 밭, 초승달의 푸른빛과 흰나비로 대표되는 흰빛의 대비
            ③ 바다와 나비 등의 상징적 시어
* 출전 : 시집 '바다와 나비'(1946)
* 구성 :  1연 - 바다가 무서운 줄 모르는 나비
             2연 - 바다로 날아가다가 지쳐 돌아온 나비
             3연 - 나비의 모습

<시구 연구>
1)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 '나비'는 두려움을 모르고 순진함을 간직한 어떤 '사람'으로 볼 수 있으며, 바다는 '세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바다의 깊이를 모른다는 것은 세상의 두려움을 모른다고 할 수 있다.

2)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 세상의 고통을 맛보고서

3)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 실망과 좌절을 해서 돌아온다.

4)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 세상엔 희망이 없어서 서글픈 나비

5)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새파란'이란 말이 서글픔을 더해주는 느낌을 주고 있으며 '초생달'에서 아직 희망이 오려면 멀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 감상>


  [1]에서는 '새'를 통해 표상되는 절대적 순수, 이데아적 가치로서의 순수를 보여주고 있다. 새는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공간 속에서 노래인 줄도 모르고 노래하고, 사랑인 줄도 모르고 부리를 서로 죽지에 파묻고 체온을 나누어 가지는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2]에서는 [1]에서 서술로서 보여준 새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다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에서 시인이 인위적인 가치와 세계를 부정하고 순수의 가치를 추구하고 싶어하는 가치관,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시적 세계와 연관시켜 볼 때에는 일체의 의미가 배제된 순수한 언어에 의해서만 시작이 가능하며 그것이 최선의 시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추리할 수 있다.
  [3]에서는 '포수'로 대유되는 인간을 등장시켜 [1]과 [2]에서 순수의 실체로 제시했던 새를 파괴하는 모습을 서술하여 인간의 욕망에 의해 파괴되는 순수함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3]에서는 시인의 문명 비판적 태도를 엿볼 수 있다. 한편, [1]과 [2]에서 순수를 예찬하는 모습을 보여 준 시인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면 '시인=포수' 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이 시는 문명 비판적 경향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시인 자신의 내면 세계를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인=포수'라는 등식을 성립시킨다면, [3]에서는 [1]과 [2]에서 보여준 순수에 대한 예찬과 거기에서 미루어 알 수 있는 순수에 대한 추구조차도 순수의 본질을 파괴한다는 생각, 또는 그렇기 때문에 시인으로서 절대적 순수에 도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생각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학생 감상>

  이 시에서의 '바다'는 무섭고 두려운 존재. 즉 '세상'으로 해석 할 수 있으며 '나비'는 작고 가냘프고 세상을 아직 모르는 '순진한 사람'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작고 가냘픈 나비에게 세상은 너무나 두렵게 다가오고 실망까지 안겨주면서도, 도무지 희망은 드러내지 않는 안타까운 사실만을 말하고 있다. 이 시에서는 순진한 사람이 살아가기엔 이 세상이 너무 험난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 연구>
- 아래의 성명을 누르세요.


  김기림


<참고 사항>

  시집 '바다와 나비'(1946)의 머리말
  1939년 제 2 차 세계 대전의 발발은 벌써 피할 수 없는 '근대' 그것의 파산의 예고로 들렸으며 이 위기에 선 '근대'의 초극이라는, 말하자면 세계사적 번민에 우리들 젊은 시인들은 마주치고 말았던 것이다.


<생각해 볼 문제>

(1) 나비와 바다의 이미지는 무엇을 상징하는가?
답 : 나비는 인간을 상징하고, 바다는 세계 또는 죽음을 상징한다.

(2) 흰나비와 색체적 대비를 이루는 시어는 무엇인가?
답 : 청무우 밭, 새파란 초승달(푸른 이미지가 나비의 흰 이미지와 대조된다.)

(3) 꽃의 의미는 무엇인가?
답 : 나비가 추구하던 희망이나 이상을 의미한다.

(4)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의 의미는 무엇인가?
답 : 바다의 무생명성. → 문명의 무생명성 또는 불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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