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초 언제나 내 더럽히지 않을 * 바라춤: 승무(僧舞)의 일종으로, 부처에게 재(齋)를 올릴 때 천수다라니경(千手陀羅尼經)을 외며 바라를 치면서 추던 춤이다. *우는다.: 우는구나
바라춤
티없는 꽃잎으로 살어 여려 했건만
내 가슴의 그윽한 수풀 속에
솟아오르는 구슬픈 샘물을 어이할까나
청산 깊은 절에 울어 끊인
종소리는 아마 이슷하여이다.
경경히 밝은 달은
빈 절을 덧없이 비초이고
뒤안 이슥한 꽃가지에
잠 못 이루는 두견조차
저리 슬피 우는다
아아, 어이 하리. 내 홀로
다만 내 홀로 지닐 즐거운
무상한 열반을
나는 꿈꾸었노라.
그러나 나도 모르는 어지러운 티끌이
내 맘의 맑은 거울을 흐리노라.
몸은 설워라.
허물 많은 사바의 몸이여
현세의 어지러운 번뇌가
짐승처럼 내 몸을 물고
오오, 형체, 이 아리따움과
내 보석 수풀 속에
비밀한 뱀이 꿈어리는 형역(形役)의
끝없는 갈림길이여.
구름으로 잔잔히 흐르는 시냇물 소리
지는 꽃잎도 띄워 둥둥 떠내려가것다.
부서지는 주옥의 여울이여!
너울너울 흘러서 창해에
미치기 전에야 끊일 줄이 있으리.
저절로 흘러가는 널조차 부러워라.
* 살어 여려: 살아 가려
*이슷하여이다: 비슷합니다
*경경히: 아주 밝게
*비초이고: 비추고
*열반: 불도를 완전하게 이루어 일체의 번뇌를 해탈한 최고의 경지
*사바: 석존(釋尊)이 교화하는 경토(境土). 곧, 인간세계. 사바 세계. 속세계(俗世界)
* 형역: 육신의 욕망에 의한 정신의 예속
<해설>
이 시는 바라춤이라는 제재를 통해 세속의 번뇌를 끊지 못하는 데서 오는 번뇌와 그것을 종교적으로 승화하고자 하는 욕구 사이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운율 : 내재율
* 주제 : 세속적 번뇌와 종교적 구도 사이의 갈등
* 성격 : 종교적, 명상적, 상징적
* 제재 : 바라춤
* 표현 :
* 특징 : ① 불교 사상에 바탕을 둔 고전적 시풍
② 고전 시가의 운율을 원용함.
* 출전 :
* 구성 : 제1연 - 현실과 이상의 갈등
제2연 - '나'의 내면 세계
제3연 - 세속과 열반 지향의 갈등
제4연 - 세속의 인연을 끊을 수 없는 슬픔
제5연 - 종교적 구원의 염원
<시구 연구>
[1연]
⊙ 티 없는 꽃잎 ⇒ 맑고 순수한 삶, 이상, 열반
⊙ 구슬픈 샘물 ⇒ 슬픔, 세속적 번뇌
[2연]
⊙ 종소리는 아마 이슷하여이다.
⇒ 종소리는 '희망', '밝음'의 상징인데 이것이 울다가 끊어지는 것이 자신의 이상과 번뇌가 교차되는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
⊙ 두견 ⇒ 감정이입
[3연]
[4연]
⊙ 비밀한 뱀 ⇒ 세속적 욕망
[5연]
⊙ 지는 꽃잎 ⇒ 번뇌
⊙ 부서지는 주옥의 여울이여! ⇒ 수행의 과정의 시련
⊙ 창해 ⇒ 이상의 세계, 구원의 세계
<감상>
전 5연의 이 작품을 시상 전개 과정에 따라 나누면 기(起), 서(敍), 결(結)의 3단락이 된다.
첫째 단락(1∼2연)에서는 일체의 세속에 물들지 않은 청정 무구(淸淨無垢)한 삶을 살고자 하는 이상과 세속적 번뇌로 뒤덮여 있는 현실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시적 자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는 '티없는 꽃잎'과 같은 삶을 추구하나, 그의 가슴에선 언제나 '구슬픈 샘물'이 샘솟듯 끊이지 않고 흘러 나온다. 그리하여 그는 '잠 못 이루는 두견'이 되어 울고 있는 것이다.
둘째 단락(3∼4연)에서는 앞의 갈등 양상이 좀더 확대되고 깊어진 모습이다. '무상한 열반'인 드높은 초월의 경지를 꿈꾸었지만, 그 꿈은 '어지러운 티끌' 같은 번뇌로 해서 무산되고 만다. 그 근원적 이유는 세속적 인연을 떨쳐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허물 많은 사바의 몸'을 원망하며 '형역의 끝없는 갈림길'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괴로워하는 것이다. '형역'이란 육신의 욕망으로 인해 정신이 예속된다는 의미이다.
셋째 단락(5연)에서는 멈추지 않고 창해로 흘러가는 꽃잎처럼 자신도 온갖 번뇌를 끊고 열반의 경지를 얻고자 하는 염원을 유장(悠長)한 강물의 흐름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강물에 떠가는 꽃잎에서 '무릉 도원(武陵桃源)'의 도교적 색채를 느낄 수 있다.
<시인 연구> - 아래의 성명을 누르세요.
신석초
<참고 사항>
<생각해 볼 문제>
(1)
답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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