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광부의 처, '공무도하가'
公無渡河(공무도하) 님아, 그 물을 건너지 마오 |
이 노래는 일찍이 중국에까지 전해져 이백(李白)을 비롯한 많은 시인들이 차운(次韻)하기도 했던 고대 가요이다. 작품명으로는 '공무도하가', 악곡명으로는 '공후인'이라고 한다.
<작품 개요>
* 형식 : 4언 4구의 한역시가
* 연대 : 고조선 대
* 성격 : 개인적 서정 가요, 삽입 가요
* 주제 : 임을 여윈 슬픔
* 정서 : 슬픔, 탄식
* 표현 : 직서적
* 지은이 : 백수광부의 아내 (공후인 : '여옥')
* 의의 : ① 황조가와 함께 우리 나라 최고(最古)의 서정 가요
② 원시 집단 가요에서 개인적 서정 가요로 넘어가는 시기의 작품
③ 전통적 정서인 한(恨)의 정서를 바탕으로 함
* 출전 : 해동역사(海東繹史)
<참고 자료>
1. '공무도하가'의 배경설화
2. 물의 상징성
이 노래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소재는 '물'이다. 첫 구절에서의 '물'은 남편으로 표현된 사랑을 의미한다. 그리고 둘째 구절의 '물'은 사랑의 종언과 함께 님의 부재를 의미한다. 셋째 구절의 '물'은 사랑과 죽음을 함께 내포하면서, 사랑 곧 죽음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자아내고 있다. 이 작품은 '물'을 매개로 하여 사랑과 죽음을 서로 바꿀 수 있다는 애정 지상주의를 드러내고 있다.
* 1행의 '물' - 충만한 사랑
* 2행의 '물' - 임의 부재
* 3행의 물 - 임의 죽음
3. 공무도하가에 대한 다양한 해석
우선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물을 건너다 죽은 사람 때문에 모든 것이 시작되었으니 죽은 사람이 과연 누구인가를 먼저 알아보아야 하겠다. 그 동안 논란이 매우 많았는데 모습이나 거동이 예사스럽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무당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머리를 풀어 헤치고, 술병을 들고, 미치광이짓을 하면서 물로 뛰어 들어가는 것은 신들린 무당의 모습이라야 어울린다. 그런데 이 무당은 실패한 무당이다. 강물에 들어가 죽음을 이기고 무엇인가 재생을 이루는 의식(죽음의 신비 체험에 의한 자기 변용)을 거행하던 중에 죽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것을 역사적으로 보면 고조선이 국가적인 체제를 이루면서 나라 무당으로서 지위를 차지하지 못한 무당이 불신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따라서 권위를 상실한 무당이 결국은 죽음을 택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 자리에서 공후를 타며 노래를 부르던 아내도 실은 무당이라고 볼 수 있다. 굿노래에 한 섞인 넋두리를 보탠 것이 아닌가?
또 다른 견해는 신화적 해석방법으로서 백수(白首)는 신선의 모습이므로 백수광부를 주신(酒神)으로, 그의 아내를 강물의 요정인 님프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즉 백수광부를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Dionysos)나 로마 신화의 바카스(Bacchus)로, 아내를 악신(樂神, Nymph의 하나)로 본다는 것이다.(정병욱)
또한 '當奈公何'에서 남편을 따라 죽어야 한다는 여인의 의지를 찾을 수 있어 이 노래는 결국 정렬(貞烈)의 여심을 노래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장덕순)
4. 다른 작품과의 관련성
이 설화에 삽입된 노래는 여성의 비극적 상심을 노래한 것으로 [정읍사], [가시리], [진달래꽃]으로 연결되는 전통적 비장미를 가진다. 그런가 하면 이 설화에서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는 물이 훗날 [서경별곡]이나 정지상의 [송인] 등의 이별가에서 많이 등장하고 있음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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