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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자료실66

신부/서정주/현대시-간결한 정리와 작품감상 신부(新婦) 서정주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 방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 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 2017. 1. 19.
광야/이육사/현대시- 간결한 정리와 작품감상 광야(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광야(曠野): 아득하게 너른 들 *연모: 이성(異性)을 사랑하여 몹시 그리워하는 것 *광음: 세월 *천고: 영구한 세월 *초인: 보통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 이 시는 이육사의 확고한 역사 의식에 바탕을 둔 현실 극복 의지가 예술성과 탁월하게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2017. 1. 19.
화수분/전영택/현대소설-간결한 정리와 줄거리, 작품감상 전영택, 이 소설은 3.1운동 후 일제의 수탈이 가속화됨으로써 날로 궁핍화의 길을 걷고 있던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행랑채에 세든 가난한 농촌 부부와 함께 살면서 호기심을 가지고 그들을 관찰한 '나'의 체험 소설이다. 가난하지만 착하고 성실한 '화수분' 부부를 그려 내는 '나'의 서술 태도는 매우 냉철하고 객관적이어서 더욱 그들에 대한 동정과 연민을 불러 일으킨다. 경제적인 이유나 재난으로 부부가 죽음을 맞는 데서 이 작품의 비극성이 가장 고조되나, 그것과 함께 희생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이 놓여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소설의 결말부 어린아이의 모습은 두 부부의 운명을 말해 주는 동시에 죽음을 딛고 일어서는 인간애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어 작품의 주제를 암시하고 있다. * 갈래 : 단편소설, 액자소.. 2016. 6. 20.
해방 전후/이태준/현대소설-간결한 정리와 줄거리, 작품감상 이태준, ‘한 작가의 수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작품은 1946년 창간호에 발표된 단편 소설로, 제목 그대로 8.15 해방을 전후하여 작가 ‘현’에 대하여 기록한 소설이다. 이 소설의 작가 ‘현’은 바로 이태준 자신이라 할 만큼 자전적 요소가 강하다. 일제의 탄압이 최고조에 달한 일제 강점기 말에 최소한의 자기를 지켜내는 고뇌를 그린 후, 해방 직후의 혼돈된 상황에서 적절하고 정당한 방향을 찾아 문학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실천하는 문제를 차분하게 그려나갔다. 이 작품을 통해 순수 문학 활동을 해 왔던 작가 이태준이 해방을 전후하여 프로 문학과 손을 잡게 되고 결국 월북하게 된 이유를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다. * 갈래 : 단편 소설(1946년) * 배경 : 시간(해방을 전후한 1-2년) 공간(서.. 2016. 6. 20.
탑/황석영/현대소설-간결한 정리와 줄거리, 작품감상 황석영 * 갈래 : 단편 소설, 전쟁소설 * 성격 : 사실적, 비판적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배경 : 1960년대 베트남, R포인트로 명명된 버려진 보급대대 앞 불탑 부근 * 제재 : 전쟁의 공포와 인간성 파괴 * 주제 : 제국주의적인 침략 전쟁의 부조리와 무의미함 * 출전 : 황석영, 『객지』, 창작과 비평사, 1992, p.326-357 나는 보충병으로 차출되어 본대로부터 작전 지역인 R.POINT에 도착한다. 그리고는 나이 어린 하사관 지휘 아래 아홉 명의 병사가 맡은 일이란 게 오래된 탑을 지니는 것이라는 무모한 임무를 듣게 된다. 월남인의 감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징적인 물건인 탑을 적이 옮겨가지 못하게 지킨다는 것이다. 병력 보충도 안 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이 임무를 지속해야 .. 2016. 6. 20.
타인의 방/최인호/현대소설-간결한 정리와 줄거리, 작품감상 최인호, (똥침 국어 교실 탑재 자료를 중심으로 재구성) 1971년 에 발표된 단편 소설.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아파트 문을 따고 들어가 보니, 아내가 거짓 쪽지를 남겨 놓고 집은 비운 데서 오는 소외감을 그린 작품. 따라서, 소설 ‘타인의 방’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으로부터 고립감을 맛보는 현대인의 의식 일반에 대한 풍유(allegory)로 읽힐 수 있다. * 갈래: 단편 소설 * 시점: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성격: 세태 비판적 * 특징: 초현실주의적 기법 사용. * 배경 : 시간 - 현대 / 공간 - 도시의 한 아파트 시간적 배경으로는 1970년대의 산업의 발달로 급격한 도시화가 추진되던 시기이며, 공간적 배경으로는 산업 사회를 상징하는 아파트의 방 안. * 주제: 현대인의 소외감과 .. 2016. 6. 20.
징소리/문순태/현대소설-간결한 정리와 줄거리, 작품감상 문순태 * 갈래 : 단편소설, 연작소설 * 배경 : 시간 - 1970년대 / 공간 - 전남 장성호 수몰 마을 * 경향 : 사회 고발적 *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표현 : 주로 서술에 의지함. 인물 묘사는 간접적인 방법이 위주. * 의의 : 1970년대부터 본격화된 농촌의 붕괴와 도시 빈민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사회 소설로서, 우리의 전통적 정서인 한(恨)이 현대 사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용되어 나타나는가를 진지하게 모색한 작품. * 주제 :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농촌과 농촌 출신 도시 빈민들의 고달픈 삶. * 출전: 1978년 - 발단 : 장성호 주변의 수몰 마을. 칠복이가 징을 두들겨 대다가 낚시꾼들에게 맞음 - 전개 : 어렵게 자라 순덕과 결혼하나 정당한 보상도 못받고 광주시 판자촌으.. 2016. 6. 20.
전황당인보기/정한숙/현대소설-간결한 정리와 줄거리, 작품감상 정한숙, * 갈래 : 단편 소설 * 성격 : 세태 비판적 * 배경 : 6.25 직후, 서울 *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특징 : 애잔한 정조와 연민의 정서가 두드러짐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문체가 드러남 * 주제 : 배금주의가 만연한 현실에 대한 아쉬움과 옛 것에 대한 그리움 * 출전 : 한국일보(1955) - 강명진(호: 수하인) : 성품이 곧고 단아한 인물. 문방사우를 만지며 사는 깨끗한 선비이며 옛것을 보존하고자 하는 심성을 지닌 인물. - 석운 : 배금 사상에 물든 세속적 인물. 벼슬을 하자 더욱 현실에 눈이 멀게 됨. 1955년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 작품은 한 전각가의 생애와 함께 속세에 눈이 먼 사람과 문방사우를 만지며 사는 깨끗한 선비 사이의 갈등과 삶의 애수를 표현하였다. 잊혀져 .. 2016. 6. 20.
아우를 위하여/황석영/현대소설-간결한 정리와 줄거리, 작품감상 황석영, ‘아우를 위하여’ * 갈래 : 단편 소설 * 성격 : 교훈적 성격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주제 : 불의한 세력에 대항하는 약자의 저항 정신 * 출전 : (1972) 형은 아우를 위해 유익한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다고 하며, 그의 유년기 초등 학교 교실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한다. 6․25 전쟁 직후의 초등 학교 상급반 교실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 중 나이 많고 힘 좋은 학생들이 급장인 영래를 중심으로 학급을 장악한 채 갖가지 난폭한 행동을 한다. 대다수의 선량한 학생들은 그들의 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담임 교사는 교실 안의 일보다는 자신이 벌여 놓은 사업에 더 신경을 쓰고 있어, 틈나는 대로 교실을 비운다. 그럴 때마다 교실은 이들의 횡포.. 2016. 6. 14.
길/김기림/현대시-간결한 정리와 작품감상 길 김기림(金起林) 나의 소년 시절은 은(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喪輿)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빛에 호져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북 자줏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댕겨갔다. 가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과 그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恒用)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지를 모른다는 동구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2016. 6. 10.
그의 행복을 기도 드리는/신동엽/현대시-간결한 정리와 작품감상 그의 행복을 기도드리는 신동엽 그의 행복을 기도드리는 유일한 사람이 되자. 그의 파랑새처럼 여린 목숨이 애쓰지 않고 살아가도록 길을 도와주는 머슴이 되자. 그는 살아가고 싶어서 심장이 팔뜨락거리고 눈이 눈물처럼 빛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나의 그림자도 아니며 없어질 실재도 아닌 것이다. 그는 저기 태양을 우러러 따라가는 해바라기와 같이 독립된 하나의 어여쁘고 싶은 목숨인 것이다. 어여쁘고 싶은 그의 목숨에 끄나풀이 되어선 못쓴다. 당길 힘이 없으면 끊어 버리자. 그리하여 싶으도록 걸어가는 그의 검은 눈동자의 행복을 기도드리는 유일한 사람이 되자 그는 다만 나와 인연이 있었던 어여쁘고 깨끗이 살아가고 싶어하는 정한 몸알일 따름 그리하여 만에 혹 머언 훗날 나의 영역이 커져 그의 사는 세상까지 미치면 그 땐.. 2016. 6. 10.
귀천/천상병/현대시-간결한 정리와 작품감상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이 시는 삶에 대한 달관과 죽음에 대한 체관을 주제로 하고 있는 시이다. 독백적 어조를 통해 세상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버린 채 이 세상을 떠날 수 있는 진정한 자유인의 정신을 세속을 초월한 달관의 세계와 조화시킴으로써 우리는 여기서 순진무구와 무욕을 읽을 수 있다. 또한 불교의 윤회사상을 읽을 수 있으며, 시인으로서 세속적 명리를 떨쳐버리고 온몸으로 자신의 시를 지킨 진정한 의미의 순수시인의 면모를 볼수 있다. * 형식 : 자.. 2016. 6. 10.